[휴지통]검사 앞에 선 大盜 “내가 누군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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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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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 송치된 조세형 씨 40년 절도경력 늘어놓아

“내가 누군지 모르십니까?”

장물알선죄로 안양교도소에서 1년 4개월을 복역하다 9월 8일 만기출소하자마자 교도소 문 앞에서 체포돼 구속됐던 ‘대도(大盜)’ 조세형 씨(73·사진). 강도상해 혐의로 9일간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16일 검찰로 송치된 조 씨는 범행 여부를 추궁하는 검사와 수사관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진술 대신 엉뚱하게도 40여 년에 걸친 자신의 화려한 절도 경력을 자랑하듯 늘어놓기 시작했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부유층과 고위층을 상대로 5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당시 ‘대도’ ‘의적’으로까지 불렸던 옛날 얘기부터 2001년 일본을 방문했다가 현지에서 도둑질을 벌였던 최근 근황까지. 조 씨는 당시 “일본의 경비시스템을 시험해 보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씨는 무용담을 늘어놓은 뒤 “난 도둑질은 해도 강도짓은 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자신은 몰래 물건만 훔칠 뿐 사람을 흉기로 위협해 돈을 뺏거나 다치게 한 적이 없다는 변명이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부장 구본선)는 2009년 일당 2명과 함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 소사동에 있는 금은방 주인 유모 씨(53)의 집에 침입해 일가족을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30만 원 등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조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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