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 혐의 선재성 부장판사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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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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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후배가 재판장… ‘피고인’ 호칭 대신 ‘부장판사’
“주식정보 듣고 투자한건 아내”… 뇌물공여 혐의 변호사도 무죄

현직 판사 신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형사법정에 서 관심을 모은 선재성 부장판사(49·전 광주지법 수석부장·사진)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태업)는 29일 변호사로부터 들은 정보로 주식에 투자해 시세차익을 남긴 혐의(뇌물수수 등)로 기소된 선 부장판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또 선 부장판사에 대한 뇌물공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고교 동창생 강모 변호사(51)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선 판사는 부인이 강 변호사를 통해 회사주식에 투자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이 회사의 자금난 등을 고려하면 투자정보를 ‘투기적 사업에 참여할 기회’로 볼 수도 없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선 판사가 이익제공을 용인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선 부장판사가 광주지법 파산부 재판장 때 법정관리 사건 관련 소송대리인으로 강 변호사를 추천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및 직권남용 등)에 대해서도 “변호사를 소개 알선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위한 조언이나 권고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사건이 사건인 만큼 피고인뿐 아니라 국민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돼 사실관계 확인에 신경을 썼다”며 “판결에 대해 국민이 어떤 판단을 하는가는 자유지만 재판부는 부담을 갖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날 짙은 회색 양복을 입고 나온 선 부장판사는 광주지법 제201호 형사법정 피고인석에서 재판이 진행된 1시간 20여 분 내내 거의 눈을 감고 선고 내용을 들었다. 서울대 법대 후배이자 사법시험 9년 후배인 김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5기)가 자신에 대한 선고내용을 40분 이상 길게 설명하는 동안에도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다만 부인의 주식투자 부분에서 “부인과 불화가 심해 한때 이혼을 고려해야 할 정도였다”는 등 가정사를 거론하자 갑자기 얼굴이 상기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선 부장판사에 대해 통상 사용하는 ‘피고인’이란 호칭 대신 ‘선재성’ 또는 ‘선 부장판사’라고 불렀다. 선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전부 무죄”라고 선고하자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으며 방청석에서는 의외라는 듯 술렁거림이 일었다.

이에 앞서 선 부장판사는 5일 결심공판 때 최후진술에서 성경 잠언 24장 24, 25절 ‘무릇 악인더러 옳다 하는 자는 백성에게 저주를 받을 것이요, 국민에게 미움을 받으려니와 오직 그를 견책하는 자는 기쁨을 얻을 것이요, 또 좋은 복을 받으리라’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누가 미움을 받을 사람이고 누가 기쁨을 얻을 사람인지 밝히기를 앙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변호사법 위반 부분에 대한 무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곧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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