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도와오다 숨진 ‘기부천사’ 배달원 추모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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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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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통장 잔액 수백만원이 부끄럽습니다”
인터넷-트위터 김우수 씨 기리는 글 줄이어 “고인 외롭지않게”… 장례업체서 비용지원도

70만 원 남짓한 월급을 쪼개 다섯 어린이를 도와오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25일 숨진 중국집 배달원 김우수 씨(54·사진)에 대해 인터넷과 트위터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본보 27일자 A12면 박봉 쪼개 어린이 돕던 중국집…

김 씨가 생전에 후원해 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재단 홈페이지(www.childfund.or.kr)에 사이버 조문 공간을 마련했다. 방문자 이세훈 씨는 “내 아이 먹일 것은 유기농으로 고르면서 굶주리는 이웃 아이들은 왜 보지 못했을까”라는 댓글을 남겼다. 김형섭 씨도 “3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쪽잠을 자면서도 나눔의 평수는 누구보다 넓은 삶을 살았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김 씨는 어린이재단 앞으로 후원 아동들을 위해 보험금 4000만 원의 종신보험을 들어 2년 반 동안 매달 12만 원의 보험금을 꼬박꼬박 내왔다. 하지만 2009년 9월 이후 김 씨의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보험료를 내지 못해 김 씨가 돕고자 했던 아이들은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트위터 이용자 ‘rlag****’는 “내 통장 잔액에 있는 수백만 원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됐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ID가 ‘cody****’인 한 누리꾼도 “가난한 이들이 더 가난한 이들을 돕는구나. 그런 분들이 줄어가는 줄 알았는데 가슴이 따뜻해지네요”라고 썼다.

한편 유족이 없는 김 씨를 대신해 어린이재단이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장례업체가 장례비용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름을 밝히길 원치 않는 한 장례업체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재단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서울복지병원에 김 씨의 빈소를 차리고 28일부터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다. 발인은 29일 오전. 어린이재단 1588-1940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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