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우리 동네 슈퍼스타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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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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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타악-요리왕 등 선발… 지자체 시민대상 오디션 봇물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에서 열린 시민 시낭송 경연대회 예선전(왼쪽 사진)과 같은 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국제 아마추어 타악경연대회 예선전은 모두 서울시에서 주최한 행사로 올해 처음 열렸다. 서울시 제공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에서 열린 시민 시낭송 경연대회 예선전(왼쪽 사진)과 같은 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국제 아마추어 타악경연대회 예선전은 모두 서울시에서 주최한 행사로 올해 처음 열렸다. 서울시 제공
“유관순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3월 하늘에 뜨거운 피무늬가 어려 있음을 알았다/우리들의 대지에 뜨거운 살과 피가 젖어 있음을 알았다….”

17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 서울시 주최로 열리는 제1회 ‘시민 시낭송 경연대회’ 무대에 지하철 5호선 기관사 박태서 씨(45)가 섰다. 그는 박두진 시인의 ‘3월 1일의 하늘’을 천천히 읊조렸다. 심사위원 8명이 근엄한 표정을 짓자 박 씨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다. 배경음악도 없었다. 넓은 선유도공원은 긴장한 박 씨의 목소리뿐이었다. 2분 남짓 지났을까. “됐습니다”라는 심사위원의 말에 그는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예선 무대에 참가한 140명 중 27일 본선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10명. 박 씨는 “11등으로 떨어질 것 같다”며 웃었다.

박 씨는 올해 초 가족에게 “유명한 시낭송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박 씨가 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30년 전부터. ‘경상도 사나이’ 특유의 무뚝뚝함을 줄이기 위해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시낭송에 흥미를 느꼈다. 그때부터 그는 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하나씩 외우기 시작했다.

기관사가 된 후에도 그는 근무교대를 위한 대기시간에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시를 소리 내 읽었다. 지난해부터는 이동순 시인의 작품 ‘올챙이’를 포함해 100편이 넘는 시를 낭송해 만든 음성파일을 인터넷에 올려 ‘온라인 시낭송가’로 활동했다. 시낭송단체가 주최한 대회에 나가 우수상(2등)을 받기도 했다. “1등 한번 해보겠다”는 그에게 서울시의 ‘시낭송 경연 대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 ‘기적의 오디션’ 등 서바이벌 오디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지방자치단체들도 특색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시민 시낭송 경연대회에는 150명이 참가 신청서를 냈다. 직장인 권위섭 씨(55)는 3년 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생각하며 지은 시 ‘잊으려 해도’를 낭독했다. 권 씨는 “아내와 연애할 때도 시를 써서 액자에 넣어 선물해 줬다”며 “아내는 곁에 없지만 변함없는 내 마음을 아내에게 전하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는 ‘두드리기’의 달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3일부터 진행되는 ‘서울 드럼 페스티벌 2011’ 행사 중 하나로 시민 대상 드럼 오디션 프로그램 ‘국제 아마추어 타악경연대회’ 일반부(성인팀) 예선전이 열렸다.

22개 참가팀 중에는 소문 난 유명 팀도 많았다. 막대의 길이와 굵기에 따라 음정이 달라지는 악기 ‘붐웨커’를 들고 나온 중앙대 학생팀 ‘치다’와 페루 전통 리듬을 선보인 페루 그룹 ‘유아리’ 등이 대표적이다. 주부 30명으로 구성된 ‘꼬꾸메’ 팀은 신명나는 사물놀이 공연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예선을 통과한 팀은 24일 본선 무대에 오른다. 대상 수상팀은 상금 1000만 원을 받고 내년 서울 드럼 페스티벌 메인 무대에 오른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요리왕을 뽑는다. 고양시는 다음 달 5일 열리는 고양국제웰빙음식축제 때 ‘맛 자랑 요리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식용이 가능한 꽃 허브 선인장을 주재료로 꽃과 호수의 이미지를 음식으로 표현해야 한다. 맛 못지않게 멋도 중요하다. 참가 희망자는 이달 말까지 고양시일산구음식업지부(031-906-1661)에 조리 방법과 요리 사진 등을 제출하면 된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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