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지원 ‘2010년 30개대 컨설팅’ 결과 살펴보니… 퇴출후보 43개大중 9곳 작년 이미 ‘옐로 카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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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시의 2년제 대학인 벽성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92.5%에 이른다. 전체 학생 중 30대 이상이 70∼80%다. 편의점, 서점, 복사실, 체육관 등의 편의시설도 없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지난해 3월부터 3개월간 벽성대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해 향후 2년 동안 신입생 정원 280명을 감축하고 2012년 말까지 완주캠퍼스를 처분하라는 진단을 내렸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6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입수한 ‘2010년 사립대 컨설팅 지원 사업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벽성대를 포함한 9개 대학의 컨설팅이 지난해 실시돼 이 같은 구조조정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9개 대학은 교과부가 5일 발표한 재정 지원 제한 대상 43곳 명단에 포함된 대학이다.

교과부는 지난해 사립학교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30개 대학에 2억 원씩 지원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삼일회계법인 한국생산성본부 한영회계법인 등의 컨설팅을 받도록 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지원 제한 대상에 포함된 9개 대학은 대학운영과 교육여건, 재정여건 측면에서 문제가 심각했다. 부산예술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90%를 넘는 데다 전임교원 확보율이 2009년 36.7%로 전국 예술대 중 가장 낮았다. 서라벌대는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이 62.1%로 비수도권 전문대 하위 20% 평균보다 낮았다.

영남외국어대의 아동보육복지과와 노인복지재활과는 전체 교원이 모두 이 학과의 수업과 일치하지 않는 전공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성화대는 커리큘럼은 그대로 둔 채 학과의 이름만 바꾸고 여러 학과를 통폐합하는 일을 반복했다. 부산예술대, 성화대, 영남외국어대 등은 재단에 적립금이 한 푼도 없었다.

서울지역 사립대 중 유일하게 포함된 상명대에 대해 컨설팅회사는 “장기발전계획인 ‘Smart 2015’를 통해 국내 10% 대학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서울 소재 30위권 대학 중에서도 열위를 나타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컨설팅회사는 이들 학교에 정원 감축과 학과 구조조정, 교육환경 개선, 행정조직 개편 등 구조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입학 정원을 △영남외국어대 314명 △건동대 30명 △초당대 60명 △서라벌대 130명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성화대의 경우 4개 학과를 없애고 1개 학과의 정원을 감축하며 9개 학과는 2012년 4월까지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면 구조조정하라고 지시했다. 상명대에는 학과 퇴출 시스템을 도출해 경쟁력을 키우라는 대안도 냈다.

이 밖에 정부의 지원 제한 대학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경북외국어대와 대구외국어대에도 다른 대학과의 통합을 권고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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