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상인들 “전통시장 희망은 역시 단골”

  • 동아일보

추석 대목 대구 서문시장, 물건값 흥정 시끌벅적

5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70대 부부가 추석 차례상에 쓸 생선을 구입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시장은 인정스러워 마음이 푸근해진다"며 흐뭇해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5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70대 부부가 추석 차례상에 쓸 생선을 구입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시장은 인정스러워 마음이 푸근해진다"며 흐뭇해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5일 오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에는 추석 제수용품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서문주차장은 한꺼번에 몰린 차량으로 혼잡했다. 하루 평균 2500대가 이용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갑절가량 늘었다.

‘조기 5마리 1만 원!’, ‘사과 10개 1만 원!’ 가격을 알리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상인과 손님이 물건값을 흥정하는 모습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서문시장을 즐겨 찾는다는 70대 부부는 “값 깎는 맛에 시장에 나오는 재미가 있다”며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있으면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고 했다. 이 부부는 값을 조금 깎아 가자미 2마리를 4500원에 샀다.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이른 추석 때문에 햅쌀 수산물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올라 구입을 망설이는 손님도 더러 보였다. 주부 김혜영 씨(49·대구 서구 평리동)는 “쓸 만한 조기가 한 마리에 1만7000원이어서 비싼 느낌”이라며 “올 설 차례 비용은 22만 원 정도였는데 이번 추석에는 5만∼7만 원이 더 들어갈 것 같아 얼마나 구입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전통시장이 평소보다 붐비지만 명절 대목 분위기는 덜했다. 상인들은 매출이 계속 줄어든다고 걱정했다. 그렇지만 단골 고객을 관리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려는 상점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저렴하고 품질 좋은 물건에 택배 서비스 등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였다. 전통시장에는 대형마트보다 30%가량 가격이 싼 품목이 많다.

30여 년 동안 아침마다 대구 북구 검단동 도축장에서 도매로 고기를 떼 오는 김병출 팔미식육점 대표(50)는 “몇 년 전부터 믿고 찾아주는 단골 위주로 장사를 하는데 경기를 별로 타지 않는다”며 “올해도 국거리, 등심 위주로 선물용 주문이 꽤 있다”고 말했다. 수산물 전문 상점을 운영하는 김동섭 씨(40)는 “서울과 대전 등지에서 택배로 구입하는 단골이 적지 않다”며 “이들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전통시장 장보기 운동도 상인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대구시는 6일 서문시장에서 전통시장 상품권 구매 촉진 행사를 하는 등 이번 주 대구지역 전통시장에서 장보기 캠페인을 연다. 경북도와 시군 직원 3만여 명은 9일까지 전통시장에서 제수용품과 선물 구입하기 행사에 참여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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