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다문화가정에 ‘희망 송아지’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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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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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정서함양-학비 지원용”
전남농협, 15명에 1마리씩

김용복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5일 다문화가정 자녀인 박가영 양에게 ‘희망 송아지’를 전달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제공
김용복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5일 다문화가정 자녀인 박가영 양에게 ‘희망 송아지’를 전달하고 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 제공
“예쁜 송아지가 생겨 너무 좋아요.”

5일 전남 나주시 축산농협 우시장에서 김용복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에게 8개월짜리(시가 180만 원) 송아지를 전달받은 박가영 양(15·나주영산포여중 2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출신 어머니를 둔 박 양은 “제가 준 볏짚을 먹고 튼튼하게 자라 새끼를 낳으면 주위의 어려운 친구에게 나눠주겠다”고 말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이날 박 양 등 전남지역 다문화가정 자녀 15명에게 암송아지 1마리씩 15마리를 전달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가 다문화가정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송아지 전달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직업체험행사를 마련하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골든벨 행사를 여는 등 다문화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 다문화가정에 꿈과 희망을…

‘희망 송아지 나눔 사업’은 전남농협이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의 정서 함양과 진학비 마련을 위해 올해 처음 시행했다. 암송아지가 16∼20개월까지 커서 새끼를 낳으면 첫 번째 송아지를 농촌사랑운동본부에 기증해 다른 다문화가정에 릴레이식으로 재분양하게 된다. 김용복 본부장은 “앞으로 다문화가정 자녀 희귀·난치병 치료를 돕는 등 지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남농협은 6월 다문화가정 어린이와 엄마 200명을 초청해 2박 3일 동안 서울과 안성 천안 등지를 돌며 직업체험 행사를 가졌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 출신의 엄마를 둔 다문화가정의 5∼13세 어린이를 참여시켜 다문화 공동체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어린이들은 서울 롯데월드 ‘키자니아’ 직업체험테마파크에서 서비스 문화 스포츠 교통 교육 등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고 그림 그리기·글짓기를 통해 자신의 꿈을 표현했다.

○ 다양한 이주여성 프로그램

전남농협은 10월 말경 ‘한국문화 도전! 골든벨’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국내 처음으로 연 행사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주여성 농업인과 자녀 남편 시부모나 친정어머니 결연을 한 어머니 등 4명이 한 팀을 이뤄 다양한 한국문화에 대한 퀴즈 대결을 펼쳤다. 도전 골든벨 우승팀 자녀에게는 300만 원과 준우승팀 2팀에는 각각 50만 원씩 장학금을 주고 참가팀 모두에게 고급 주방용품을 선물로 증정했다.

이주여성 모국방문 지원사업도 5년째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두 2억5000만 원을 들여 84가정 340명이 친정에 다녀왔다. 올해도 21가정 80명이 모국 나들이에 나선다. 이들에게는 왕복 항공권과 가구당 50만 원의 체재비, 기념품 등이 제공된다. 최익주 전남농협 농촌지원팀장은 “여성단체와 함께 친정어머니 인연 맺기와 의료지원 및 문화체험 등 다양한 농촌 이주여성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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