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136년전… 日, 해양탐사한다며 영종도에 전함 ‘운요호’ 보내 충돌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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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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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침략 서막 ‘을해왜요’ 아시나요?

다음 달 1∼4일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될 역사 창작극 ‘아 영종진’. 이 연극은 인천항 개항의 단초를 제공한 일본의 영종도 침공 사실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인천문화발전연구원 제공
다음 달 1∼4일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될 역사 창작극 ‘아 영종진’. 이 연극은 인천항 개항의 단초를 제공한 일본의 영종도 침공 사실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인천문화발전연구원 제공
2006년 일본은 독도 앞바다에 해양조사를 위한 탐사선을 파견하려다 한국의 강력한 저지로 조사를 포기했다. 130여 년 전에도 일본은 인천 영종도에 해양탐사를 이유로 전함을 보내 분쟁을 일으켰다. 국내에서 이를 ‘운요(雲揚)호 사건’(1875년)이라 부르고 있지만 이는 식민사관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프랑스와 미국이 강화도를 침공한 1866년 병인양요와 1871년 신미양요와 같이 일본에 의한 불법 침략이기 때문에 을해왜요(乙亥倭擾)로 칭해야 한다는 것.

을해왜요(운요호 사건)를 바로 알리려는 역사 창작극 ‘아 영종진’이 3년째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강화도조약이 체결되기 5개월 전인 1875년 9월 22일 영종도 진지인 영종진에서는 조선군과 일본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역사극 ‘아 영종진’은 일본군의 일방적인 침공에 밀려 속수무책으로 패배한 영종진 전투를 예술적으로 그리고 있다. 일본의 영종도 상륙이 일어난 날은 추석이 지난 이후 8일째 되는 날이었다.

운요호는 영국에서 수입한 근대식 군함이었고, 영종진을 향해 무차별 포격을 퍼부었다. 해상 포격 직후 일본 특수부대인 육전대(陸戰隊) 56명이 상륙하자 구식 무기로 무장한 조선 수군 400여 명은 제대로 방어도 못해 본 채 영종진을 내줬다. 전투 과정에서 조선군 35명이 숨졌고, 나머지 병사는 영종도 중심의 본진으로 후퇴했다. 일본군은 조선군이 보유하던 대포 36문, 화승총 100여 정, 가축 등을 약탈했다.

연극은 풍물패가 영종도에서 신나게 잔치를 벌이는 첫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운요호를 타고 온 일본 정예군의 예고 없는 영종도 상륙작전으로 이어진다. 배우 정진 기정수 씨 등 80명이 출연해 노래와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연극의 총괄 프로듀서 장석현 씨는 “1, 2회 연극에서는 일본 만행의 진상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었는데, 올해 3회 연극에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한 단계 승화하는 예술성을 나타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도는 마지막 장면에서 극적으로 나타난다. 일본 헌병으로 찬조 출연한 14명의 댄서가 타악, 영상공연에 곁들여 비보이 춤을 선보여 과거와 현재의 공존 가능성을 강조한다.

인천문화발전연구원은 일본인에 의해 쓰여진 1883∼1933년 인천 역사 기록 ‘인천부사’ 번역 사업을 벌이다 일본군의 영종진 침공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원은 2005년부터 영종진 터에서 혼령제를 지내고 있으며 인천시 지원으로 ‘아 영종진’ 연극을 만들고 있다. 또 ‘영종진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영종진 피격 사건의 전말’이란 책도 조만간 출간한다.

연극은 다음 달 1, 2일 오후 2시, 7시 반과 3, 4일 오후 4시, 7시 반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관람료는 일반인 VIP석 5만 원, 일반석 3만 원이며 청소년 1만 원. 공연 이후 다음 달 5∼16일 청소년 대상의 감상문 백일장이 열린다. 070-8247-7310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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