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머 페스티벌 서울탐험’ 외국인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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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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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떡볶이집 찾아가고… 지하철 타고 한옥마을 방문…“미션수행 서울 탐방… 색다른 경험 원더풀”

외국인 관광객이 투어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내 곳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하늘 인턴기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외국인 관광객이 투어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내 곳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하늘 인턴기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꺅! 조인성이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는 이곳에서 배우 조인성의 영상이 흘러나오자 미얀마에서 온 수미앳두 씨(20)가 환호했다. 미얀마 외국어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그는 한류 드라마에 관심이 많아 올해 초 인하대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특히 서울에 대해 알고 싶었던 그는 얼마 전 인터넷에서 ‘서머 페스티벌 서울탐험’ 프로그램 참가 모집 공고를 봤다.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편하게 관광하는 것이 아닌 교통카드를 들고 서울 곳곳을 돌며 임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에 그는 솔깃했다. 그에게 이날 주어진 첫 번째 임무는 ‘대통령과 사진 찍기’였다. 청와대 사랑채에 만들어진 가상스튜디오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있는 합성 사진을 만드는 것이었다.

○ 시티투어버스 대신 ‘맨발 투어’

서울시가 마련한 서머 페스티벌 서울탐험은 “직접 발로 뛰어 서울을 둘러보겠다”는 적극적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관광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둘러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특정 장소를 찾아가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등에서 관광객에게 임무를 줘 즐거움을 배가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배형우 서울시 마케팅 과장은 “인사동 전통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명동 화장품 가게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는 전형적인 관광코스에서 벗어나 외국인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은 총 20명. 이들은 10명씩 두 조로 나눠 움직였다. 수미앳두 씨가 속한 A조는 청와대에서 사진을 찍은 뒤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역에서 내려 남산 한옥마을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제기를 차고 한지로 한복도 만들었다. 한복을 그럭저럭 흉내 냈지만 제기는 5번 이상 차지 못했다. 그 후에는 버스를 타고 N서울타워를 찾았다. 참가자들은 버스 정류장이 어딘지,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기도 했다.

○ “대중교통 이용이 가장 어려웠어요”

서머 페스티벌 서울탐험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먹고 있다. 유하늘 인턴기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서머 페스티벌 서울탐험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먹고 있다. 유하늘 인턴기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A조 참가자들이 N서울타워에서 헤매고 있을 무렵 B조 참가자들은 광장시장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사 먹고 있었다. 음식이 나오자 참가자들은 “와” 하며 반겼지만 떡볶이를 입에 넣자마자 “맵다”며 ‘손 부채질’을 했다. 터키에서 왔다는 세이넵 씨(23)는 “한국 드라마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본 적 있는데 직접 먹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을 다시 발견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고령 참가자인 미국인 앤서니 곤잘레스 씨(53)는 “6개월째 서울에 살면서도 한식을 잘 몰라 햄버거만 먹다 떡볶이와 순대를 먹으니 새로웠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대중교통 이용’을 꼽았다. 곤잘레스 씨는 “지하철 출구나 버스 정류장 찾기가 어려워 목적지까지 가는 데 많이 헤맸다”고 말했다. 이동이 힘들어 집으로 돌아간 외국인도 있었다.

6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은 약 100명. 배 과장은 “서울에 대해 깊숙이 알고자 하는 외국인이 많다”며 “이들을 위해 하반기에도 주중과 주말로 나눠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유하늘 인턴기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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