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송도LNG 스포츠타운, 코 틀어막고 플레이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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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쓰레기 처리시설 악취
경기 잇단 중단에 불편가중

“악취 때문에 야구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인천 연수구 동춘동 송도LNG 종합스포츠타운에 있는 야구 및 축구경기장이 악취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 야구장에서 6일 오후 1시부터 치러진 SK 와이번스 대 두산 베어스의 퓨처스리그(2군 리그) 경기가 악취로 인해 중단됐다.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경기 도중 악취가 심해지자 경기장을 떠났다. 다음 날인 7일에도 퓨처스리그 경기는 악취로 취소됐다. KBO 주관 경기가 폭우 등 자연재해가 아닌 냄새 때문에 취소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아마추어 야구 동호회 소속인 장모 씨(30)는 “흐린 날에는 악취가 더 난다”며 “대규모 스포츠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시민이 이용할 수 없는 환경을 그대로 방치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야구인들은 악취의 진원지로 야구장 바로 옆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를 지목하고 있다.

이곳은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자연 건조와 발효를 통해 퇴비로 만드는 곳이다. 하루 평균 120t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와 톱밥을 물과 섞어 발효한 뒤 퇴비를 만들기 위해 약 2000m²의 발효조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온 뒤 바람이 부는 날이면 악취가 발생한다.

악취 민원 때문에 시 환경관리공단 측은 발효방식이 아닌 기계건조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40여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시야구협회는 적절한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선수 보호 차원에서라도 경기장 사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준공된 송도LNG 인수기지 종합스포츠타운에는 축구장 2면, 미니축구장 2면, 야구장 2면, 실내 야구연습장 1개동이 있다. 야구장은 1376석, 축구장은 1200석의 관람석을 갖췄고 조명탑과 전광판을 설치해 야간 경기도 가능하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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