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캐럴 헬기장, 드럼통 흔적 발견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0일 06시 32분


경북 칠곡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헬기장에 대한 토양시추조사에서 드럼통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조사 결과 금속성 매설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 헬기장 구역에서 고엽제 드럼통이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관심은 또 다른 매몰 의혹지인 D구역과 41구역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20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 공동조사단은 지난 11일부터 캠프 캐럴 헬기장1 구역 내 총 40개 지점에 대한 토양시추조사(coring)를 시작, 지난 18일 시료 채취를 완료했다.

한미 양국은 지구물리탐사 결과 이상 징후가 나타난 지역과 2개의 비 투과지역, 기타 건강 위해성 평가를 위해 조사가 필요한 지역 등을 포함해 총 40개 지점에 대한조사를 실시했다.

토양시추조사(coring)는 땅에 2인치 정도의 가는 관을 박아서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으로, 당장 고엽제 오염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반암에 도달할 때까지, 즉 암반이 나올 때까지 사료채취를 진행하는 만큼 드럼통 등의 물체가 매립돼 있을 경우에는 이상 여부를 즉각 파악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40개 지점에서 모두 기반암에 도달할 때까지 시료를 채취했지만 중간에 특별한 이상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해 헬기장에 드럼통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표투과레이더(GPR), 전기비저항탐사(ER), 자력탐사(MS) 등 3가지 방법의 지구물리탐사에서 모두 이상 징후가 나타났던 헬기장 북쪽 지점에 대해 공동조사단은한 군데가 아닌 여러 군데서 시료를 채취했지만 드럼통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헬기장 구역은 이번 고엽제 매립 의혹이 촉발된 곳이다. 전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는 지난 5월 미국 현지 TV 인터뷰에서 "헬기장에서 가까운 기지 뒤쪽에 드럼통을 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지난 8일 한미 공동조사단의 중간 발표에 따르면 헬기장 1 구역에서 MS와 ER 결과 금속성 매설물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GPR 조사에서는드럼통과 같은 물체가 지하에 분포하고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레이더 신호 패턴이관측돼 하우스 씨의 증언대로 드럼통이 매설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드럼통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드럼통을 파내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고엽제나 기타 중금속 포함 여부는 채취된 시료를 최종 분석한 뒤인 오는 8월 말 경 밝혀질 전망이다.

헬기장 구역에서 고엽제 드럼통 매립 흔적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현재 지구물리탐사가 완료된 41구역과 D구역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하우스 씨가 헬기장을 지목한 것과 달리 미군은 화학물질을 41구역에서 D구역으로 옮겨 매립했다고 밝힌 바 있어 이 지역의 드럼통 매립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고엽제 매립 의혹 촉발 후 가진 브리핑에서 데이비드 폭스 주한미군 시설관리사령관은 "1978년 기지 내 41구역 화학물질을 D구역에 옮겨 매립했다가 1979년 발굴해이동을 위한 준비를 한 것은 분명하다"며 "현재로서는 이 화학물질이 어디로 이동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41구역과 D구역의 경우에도 지구물리탐사 결과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나거나 인체 위해성 평가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토양시료 채취를 실시할 계획이다.

양측은 7월 말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환경분과위 회의를 개최, 헬기장 1 구역 시료 채취 시 이상 여부와 캠프 캐럴 내 수질 조사, 외부 토양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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