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최문순 지사 “평창 올림픽 지나친 낙관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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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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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개최 정교하게 따져보고 결정”

2018 겨울올림픽 평창 유치 영광을 함께 일궈낸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는 11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올림픽 남북 분산 개최에 대해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지사는 이날 강원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분산 개최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계약 변경 문제와 북한 금강산 지역의 경기장 건설 가능 여부, 남북 관계 등 기술적인 문제 등을 정교하게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IOC와의 계약 변경은 가능한 일이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니 깊이 있게 연구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지사는 또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흑자 올림픽이 가장 중요한데 지나치게 낙관적인 분위기를 경계한다”며 “상당수 나라가 올림픽 개최 이후 빚더미에 올라앉은 경우가 많아 정교하고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영난에 직면한 알펜시아리조트와 관련해서는 “강원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알펜시아리조트는 이번 올림픽 유치로 가치가 높아진 만큼 2018년 이전에 매각할 방침”이라며 “도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지사는 또 “겨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흑자 민생 경제 균형 환경 평화올림픽 등 5대 원칙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릴레함메르 등과 같이 개최 후에도 관광객이 찾는 흑자 올림픽이 중요하고, 건설업자만 이득을 보거나 경기 후 주민만 남는 것은 곤란하다”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올림픽 개최지는 국비가 투자되는 만큼 강원북부지역에는 될 수 있으면 도비를 투자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에서 올림픽 특별법과 올림픽 특구지정, 예산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어 자칫 정쟁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8월 국회 때 법안 등이 처리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앞서 최 지사는 이날 강원도민의 날 기념식에서 “더반에서 ‘평창’이 울려 퍼진 그 순간은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며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종이학을 접었던 아이들의 고사리 손과 추운 겨울날 IOC 현지 실사단을 뜨겁게 환영했던 도민의 열정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 지사는 이광재 전 지사의 낙마로 실시된 4·27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취임 2개월여 만에 강원도의 숙원인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힘을 보탠 기간은 짧지만 최 지사의 공이 작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최 지사는 취임 이후 평창 겨울올림픽유치위 수석부위원장 자격으로 유치 운동에 열정을 쏟았다.

5월 18, 19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테크니컬 브리핑에 참석해서는 특유의 겸손한 언행으로 IOC 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는 IOC 위원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마음을 움직여 나갔다.

MBC 기자로 출발해 MBC 노조위원장, MBC 사장과 국회의원을 거쳐 강원도지사에 오른 그는 올림픽까지 유치함으로써 ‘행운의 남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김진선 전 지사는 10여 년을 올림픽 유치에 공들였지만 지사 재임 기간 두 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이 때문에 김 전 지사가 평창 올림픽 나무를 심었다면 이광재 전 지사가 거름을 주고, 최 지사가 열매를 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 지사는 “이번 행운은 내 개인의 행운이 아니라 전 강원도민의 행운이 아니겠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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