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3층 형태 ‘원조 거북선’ 복원

  • 동아일보

경남도, 고증후 2년반만에 건조… 내일 서천서 진수식

3일 진수대는 3층 구조 거북선(왼쪽).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형 복원된 판옥선. 경남도 제공
3일 진수대는 3층 구조 거북선(왼쪽). 국내에서 처음으로 원형 복원된 판옥선. 경남도 제공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출전시켰던 이른바 ‘원조 거북선’이 고증을 거쳐 3층 형태로 복원됐다. 또 당시 조선 수군의 주력선이었던 판옥선도 함께 만들었다.

‘이순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남도는 “역사고증자문위, 건조자문위의 회의와 토론을 거쳐 거북선이 알려진 것과 달리 3층이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충남 서천군 장항읍 금강중공업에 원형 복원을 의뢰한 지 2년 반 만에 건조를 마쳤다”고 1일 밝혔다. 진수식은 3일 오후 2시 금강중공업에서 임채호 행정부지사와 역사고증 및 건조 자문위원, 이순신연구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거북선은 다음 달 경남 거제시 지세포 조선해양문화회관 앞 해상, 판옥선은 통영시 중앙문화마당 앞 해상으로 옮겨 전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승선체험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3층 거북선은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다. 목재는 경북 울진과 영양 등지에서 주로 자라는 금강송을 사용했다. 같은 3층 구조인 판옥선은 길이 41.80m, 폭 12.03m, 높이 9.51m로 거북선보다 크다. 사업비는 국비 5억 원을 포함해 40억 원이 투입됐다. 국내에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를 비롯해 남해군, 통영시 앞바다 등에 거북선이 전시돼 있으나 모두 2층 구조다. 판옥선은 모형으론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원형 복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거북선들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지 200여 년 뒤인 정조시대(1795년)에 규장각에서 편찬한 ‘이충무공전서’에 나오는 당시 거북선의 치수와 구조, 형태에 대한 설명을 근거로 대부분 2층으로 제작했다. ‘거북선 3층’설을 주장하는 장학근 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위원은 “거북선은 노를 젓고 활과 포를 쏘는 3가지 행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므로 2층 구조로는 원활한 전투가 이뤄질 수 없다”며 “같은 공간에서 포를 쏘면 노를 저을 수 없고, 반대로 노를 저으면 포를 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층 선실은 군졸 휴식장소와 군량, 무기 창고로 쓰고 2층 갑판은 노를 젓는 격군과 사수 전투장소로, 3층인 상갑판은 포수 전투장소로 사용됐다는 것이 장 위원의 분석이다.

역사고증자문위원장인 나종우 원광대 교수는 “정확한 고증을 거쳐 원형에 가까운 3층 구조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직 2층 구조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나 전문가의 80% 정도는 3층 구조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