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춘천 캠프페이지도 환경오염 재조사를”

  • 동아일보

17개 시민단체 촉구 나서 “고엽제 살포 증언 잇따라”

‘민주주의와 민생, 공공성 실현을 위한 춘천공동행동’은 1일 강원 춘천시 근화동 캠프페이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 페이지 고엽제 문제 진상 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민주주의와 민생, 공공성 실현을 위한 춘천공동행동’은 1일 강원 춘천시 근화동 캠프페이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 페이지 고엽제 문제 진상 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고엽제 매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강원 춘천시 캠프 페이지에 대해서도 재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주주의와 민생, 공공성 실현을 위한 춘천공동행동’은 1일 춘천시 근화동 캠프 페이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재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캠프 페이지에도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퇴역 군인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1972년 핵무기 사고까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다”며 “춘천시는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가 포함된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전면 재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국방부는 미국 측이 제시한 자료를 근거로 고엽제 의심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데 이는 신뢰하기 어렵다”며 “캠프 페이지 환경오염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춘천경실련은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통해 “2005년에 작성된 캠프 페이지 환경오염 조사에서 다이옥신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국방부가 고엽제 의심 물질이 없다고 해명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고엽제 취급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이번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대상 지역에 캠프 페이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프 페이지의 고엽제 매몰 의혹은 주한미군방역단에 근무했던 레인 이글스 씨가 퇴역 미군지원 사이트에 “1973년경 캠프 페이지에 베트남에서 사용하던 제초제가 살포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제기됐다. 또 퇴역 미군 댈러스 스넬 씨도 “캠프 페이지 근무 당시 제초제와 방충제를 부대 곳곳에 뿌렸고, 1972년에는 핵무기 사고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국방부에 캠프 페이지 반환 당시 고엽제 관련 조사 여부와 결과를 문의한 결과 ‘고엽제 의심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환경오염 정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고엽제 의심 물질과 관련된 어떤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캠프 페이지는 1951년 조성됐으며 2005년 3월 폐쇄됐다. 용지를 반환받은 국방부가 환경 조사를 한 결과 토양과 지하수에서 총석유류탄화수소(TPH) 등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돼 현재 환경정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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