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대학]계명대학교, ‘쇼팽음대’ 통해 세계무대 누비는 음악가 배출

  • Array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폴란드 국립쇼팽음악대 스타니스와프 모리토 총장(64)은 20일 계명대 학위수여식에서 명예 음악박사학위를 받았다. 모리토 총장은 “계명대 가족이 된 것은 37년 동안 음악과 함께한 내 삶에서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세계 3대 음악원인 쇼팽음대와 계명대는 1993년 교류를 시작해 1998년에는 계명대에 ‘계명쇼팽음악원’을 설립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해마다 20여 명이 계명대와 쇼팽음대 대학원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무대를 누비는 음악가를 꿈꾼다.


폴란드 명예영사인 신일희 계명대 총장(71)이 폴란드와 꾸준히 교류하면서 국내 유일의 계명쇼팽음악원까지 설립한 과정은 계명대의 국제화 뿌리가 깊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신 총장은 30일 “대학의 국제화는 당연하지만 그 바탕은 국가와 국가, 대학과 대학 사이의 우정”이라고 말했다. 독문학자인 신 총장은 25년 전 폴란드 교수들과 교류한 인연을 계기로 쇼팽(1810∼1849)의 삶에 담긴 인류의 보편성에 관심을 가졌다.

신일희 총장
신일희 총장
계명대가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의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의 국제화 부문에, 그것도 ‘지방 대규모’ 대학 중 사립대에서 유일하게, 또 영남권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것은 폴란드와의 우정을 보면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신 총장은 “3년 연속으로 등록금을 동결하는 상황에서 교과부의 두 가지 지원사업에 동시 선정돼 날개를 단 느낌”이라며 “지구촌을 무대로 마음껏 꿈을 펼치는 글로벌 인재가 많이 배출되도록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신 총장이 앉으나 서나 생각하는 것은 ‘학부 4년 동안 계명대에서 공부하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어떤 제2의 얼굴을 가꿀 수 있을까’ 하는 ‘새 얼굴론’이다.

이 같은 고민 끝에 만든 개념이 ‘페이스(FACE)’. 얼굴을 뜻하는 이 말은 △도전적 개척정신(F·현장적응 능력) △윤리적 봉사정신(A·도덕적 감성) △국제적 문화감각(C·문화적 포용력) △창의적 전문성(E·종합적 사고)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그는 “총장실을 드나들 때마다 학생들의 얼굴을 생각한다”며 “우선 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신 총장은 ‘잘 가르침’의 뜻을 깊은 차원에서 이해한다. 교수가 학생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게 아니라 교수와 학생이 소통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는 방식이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서로를 채우고 성장시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을 실천하는 자세야말로 잘 가르치는 계명대의 정신이라고 신 총장은 확신했다. 좋은 수업과 좋은 연구는 뗄 수 없다는 얘기다.

계명대의 국제화 뿌리는 1954년 미국 선교사들이 대학을 설립할 때부터 시작됐다. 개교 때부터 ‘국제’와 ‘봉사’가 학교를 이끄는 쌍두마차였다. 계명대의 모든 구성원이 생각하는 페이스(얼굴) 정신은 급조된 것이 아니라 60년 가까이 꾸준히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은 과정이다.

43개국 207개 대학과 교류하고 모든 학과에 외국인 전임교원을 두고 36개국 1300여 명이 국적 없이 캠퍼스에서 꿈을 키우는 계명대 풍경이 모두 국제와 봉사정신에 닿아 있다.

신 총장은 8월 27일 대구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대회의 선수촌장을 맡았다. 그는 “계명대는 하나의 대학이지만 그 속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은 계명대를 사다리로 지구촌을 껴안을 수 있는 세계 시민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