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리 3,4호기 전력선 분리 앞당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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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직원 실수로 어이없는 원전 전원공급 중단 사고… 내년 9월까지 마치기로

정부가 지난달 19일 작업자 실수로 외부 전원공급이 끊어졌던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고리 3, 4호기 원전의 전원계통(수전 선로)을 1년 앞당겨 분리하기로 했다. 외부 변압기에서 각 발전기로 들어가는 전력선을 따로 설치해 일부 원자로의 외부 전원이 차단돼도 다른 원자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달 사고 때 정비업체인 한전계열 한전KPS 직원들은 고리 3호기를 정비하다 실수로 고압전선을 건드려 4호기까지 외부 전원이 나가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 현재 고리 3, 4호기는 외부 변압기에서 발전소로 들어가는 같은 전력선으로 연결돼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원자로까지 외부 전원공급이 중단되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원전의 운영효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고리 1∼4호기의 ‘통합 스위치야드’(발전기에서 나오는 전력을 외부로 송전하거나 외부에서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받는 전선과 차단기 일체)를 새로 지어 신고리 1, 2호기의 스위치야드와 연동시킬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3일 “2013년 완공 예정인 고리 원전의 통합 스위치야드를 지으면서 최근 문제가 된 고리 3, 4호기의 전원계통을 2013년에서 내년 9월까지 앞당겨 분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통합 스위치야드가 들어설 용지에 대한 사업구역 지정을 올 2월 신청해 3일 지경부의 허가를 받았다.

정부는 18개월마다 원자로 가동을 멈추고 시행하는 정기점검 기간(내년 7∼8월)에 맞춰 전원계통 분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고리 원전 내 공간이 협소해 한수원은 바다 반대편 고지대에 통합 스위치야드 건설을 위한 별도 용지를 마련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감안해 해일 등 침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정부는 고리 3, 4호기처럼 전원계통이 분리돼 있지 않은 영광 1, 2호기 원전에 대해서도 수전 선로를 분리하는 공사를 내년에 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총공사비가 789억 원에 이르는 통합 스위치야드 공사를 다음 달 시작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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