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 300억 재산가 남편 살해후 자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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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상습폭행 당해… 조카사위 등 4명 공모 수사

30여 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50대 후반의 여성이 남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 부부의 재산이 300억 원대에 이른다는 이웃의 진술에 따라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공범이 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18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8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김모 씨(58)의 2층짜리 단독주택 1층에서 김 씨와 부인 양모 씨(58)가 숨져 있는 것을 아들(35)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 당시 김 씨는 손발이 청테이프로 묶인 채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부인 양 씨는 대들보에 목을 맨 상태였다.

현장에는 양 씨가 쓴 유서가 발견됐다. A4 용지 1장으로 된 유서에는 “이렇게까지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유서 내용에 비추어 양 씨가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경찰은 양 씨의 조카사위 장모 씨(32)와 장 씨의 선후배 3명이 16일 오후 10시경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집을 드나든 것을 확인하고 범행 공모 여부를 조사 중이다.

집 현관 폐쇄회로(CC)TV에는 숨진 김 씨가 장 씨 일행에게 양팔을 제압당한 채 끌려들어가는 장면과 일행 중 한 명이 청테이프를 들고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또 양 씨가 범행도구로 보이는 삽과 유서를 쓰고 목을 매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필기도구, 포장용 나일론 끈, 의자 등을 갖고 들어가는 것도 촬영됐다. 경찰 조사 결과 양 씨는 범행 10일 전 장 씨에게 연락해 “고모부가 때리는 것을 막아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또 범행 당일에는 “고모부를 집으로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장 씨 일행은 김 씨를 집으로 데려간 것만 인정하고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양 씨는 결혼 이후 남편에게 자주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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