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의료 과소비’ 줄여 재정 43억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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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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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급여 수급자 집중관리
약물 오남용 줄여 삶의 질 쑥

13년간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김옥주 씨(42)는 2007년 5월 직장을 바꿨다. 부산 사하구청에서 의료급여관리사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것. 의료급여 관리사는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나 탈북자 등 저소득층(의료급여 수급자)을 보살피는 일이 주 업무.

김 씨가 처음 만난 대상자는 관내 K 씨(40). 그는 젊은 나이인데도 당뇨와 고혈압 진단을 받은 데다 수급자였다. K 씨가 2007년 병원에 입원하거나, 진료를 받고 약을 타간 일수(급여일수)만 3033일, 국고에서 약값과 진료비로 지급된 돈(기관부담금)은 270여만 원이었다. 2008년에는 급여일수가 4744일, 기관부담금은 1827만여 원에 달했다. 김 씨는 2009년부터 K 씨 의료이용 행태를 분석하고 상담과 지도, 보살핌으로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현재는 급여일수를 일반 환자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기관부담금도 10배 이상 줄였다.

부산시가 의료 과소비(의료쇼핑), 약물 오남용 등 의료급여 수급자 사례관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절감은 물론이고 수급자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는 입원진료 시 진료비와 입원비를 내지 않는 1종 수급권자가 9만8000명, 10%만 내는 2종 수급권자가 5만7000명에 이른다. 이들을 위한 예산만 올해 4535억 원.

시는 급여일수와 총진료비, 기관부담금 등이 전국 평균에 비해 줄어들지 않자 지난해부터 맞춤형 사례관리사업을 시작했다. 자치구군별로는 진료비 감소를 위한 특화사업도 추진했다.

저소득층과 함께 장기입원자가 많은 8개 지역을 선정해 부산지역 43명 의료급여관리사들이 의료기관과 사회시설, 개인가정을 방문해 관리에 들어갔다. 의료쇼핑이 심한 극단적 의료급여 이용자에 대해서는 ‘약속노트’를 만들어 집중 관리했다. 각 병원 입원 및 내원 일수를 분석하고 진료비가 늘어나는 원인을 파악하는 등 모니터링을 통해 사례관리도 꼼꼼히 했다. 사례관리사들의 현장점검 및 우수사례를 수기로 공모해 업무에 적용했다. 업무 효율을 위해 시에 의료급여관리사 2명도 뽑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총진료비 43억5000만 원을 절감해 보건복지부 주관 의료급여사업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시도별 의료급여 우수사례 관리 평가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총진료비 68억 원 정도를 아낄 예정이다. 박호국 시 보건건강국장은 “세금으로 마련한 의료지원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빈틈없는 행정을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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