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하늘서 온 ‘제자사랑 성금’ 1000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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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세상 떠난 남부초교 김미자 교사 가족 발전기금 전달

“텔레비전을 보면서 공부할 때마다 선생님이 생각나요. 저도 나중에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대구 달서구 성당동 남부초교 5학년 2반 신중건 군은 28일 “돌아가신 선생님이 어디선가 우리 학교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부초교에는 며칠 전 발전기금 1000만 원이 들어왔다. 지난해 3월 이 학교에 부임했다가 12월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세상을 떠난 김미자 교사(당시 60세)의 남편과 딸이 기부한 것. 남편 장경화 씨(달서구 월성동)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했던 아내의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우고 싶었다”며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학교에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 아내의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 기금으로 5, 6학년 교실의 학습용 텔레비전 중 화질이 떨어지는 5대를 바꾸고 남은 돈으로 도서관에 비치할 책을 구입했다.

김 교사는 이 학교에 근무하는 동안 아침마다 일찍 출근해 교실과 복도를 청소하고 등교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곤 했다. 5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류미영 교사(34·여)는 “학생들을 늘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펴주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선생님의 뜻이 교실에 살아있도록 후배 교사로서 아이들 지도에 더 정성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사의 남편 장 씨도 초등교사 출신이다. 딸은 현재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남부초교 최무수 교장은 “몸은 떠났지만 김 선생님은 전교생 550여 명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선생님의 뜻을 잘 새겨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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