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차균석 중사에게 아버지 차상률 씨(49)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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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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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 모아 양로원 세우련다

우리 감귤농장 가운데 서 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저 멀리서 네가 “아빠” 하고 소리치며 손수레 밀고 달려올 것만 같다. 주말이면 항상 아빠 힘들다면서 농장일 도와줬잖아. 주중에 제주시에 있는 대학까지 매일 통학을 했으니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피곤했을 텐데 주말이면 어김없이 농장 일손을 거들었던 착한 아들아. 미안하다. 네가 그렇게 열심히 도왔던 감귤 농장인데 지난해하고 올해는 농사를 포기했단다. 농장에 가면 너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쳐서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네가 떠나고 나온 보상금이랑 과수원에 도로가 난다며 나온 보상금을 모아서 양로원을 세울 계획이란다. 양로원 이름은 균석이 네 이름을 딸 거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네 이름을 남겨야지. 그렇게 어르신들과 함께 사는 게 균석이 네 뜻이기도 할 것 같고. 아빠 엄마 동생 다 행복할 수 있게 하늘에서 꼭 빌어줘.

(차 중사=24, 제주 서귀포, 부모, 2남 중 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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