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강준 상사에게 어머니 임종심 씨(60)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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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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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제대로 못 올려줘 한

준아, 네가 떠난 지 벌써 1년이 됐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도 잘 안 나. 시간 있으면 대전국립현충원도 다녀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일손 놓고 네 생각 하는 게 1년 동안 우리 일이었어. 며느리 현주 말이다. 지금도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데 고맙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희 둘 결혼 반대해서 결혼식 제대로 못 올려준 것이 한이 된다. 돈 문제에 진급 문제에 그땐 뭐가 그렇게 신경 쓰이는 일들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그때 제대로 식만 올려주고 둘이 원하는 대로 진해에서 살도록 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 같아서 내 마음이 더 무겁고 미안하고 그렇다. 준이 네게는 참 섭섭한 말이겠지만 현주도 제 갈 길 찾아가야 되지 않겠냐. 나이도 어린데 혼자 살아가야 한다는 짐은 그 애에게 너무 무겁지 않겠니. 나랑 너희 애비가 차마 먼저 가라는 말은 못 하지만 마음 정리되고 나면 보내주는 게 맞지 않겠냐. 이 말 들으면 먼 데서 네가 또 한 번 울지도 모르겠다. 너무 섭섭해 말아라, 사랑하는 사람이잖아.

(강 상사=29, 전남 고흥,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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