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수영장 없는 체고 언제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도개공, 인천체고 이전비용 314억 미지급
청라지구 이전 미룬채 5년째 개보수 못해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남구 도화지구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재정난을 이유로 학교 이전 보상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아 학교 이전, 재배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가 자칫 중단될 위기에 놓이면서 개교 일정이 또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남구 도화동 인천체고의 경우 학교시설이 지은 지 40여 년이나 돼 효율적인 수업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오전 기자가 찾은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육상 등 13개 종목의 실기수업을 받고 있었지만 우레탄 트랙이 낡아 운동효과를 제대로 내기 어려웠다.

이 학교는 2006년 인천시, 인천도개공과 합의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로 이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청라지구 내 새 인천체고의 공정은 10%에 불과한 상태. 공사업체에 줘야 할 공사대금도 133억 원이 밀려 있다. 인천도개공이 재정난을 이유로 이전비용을 제때 지급하지 않아 자칫 공사가 멈출 위기에 놓인 것.

인천도개공은 총 545억5000만 원의 이전비용을 인천체고에 지급해야 하지만 231억 원만 지급된 채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인천체고는 2006년 이후 학교 이전이 확정되면서 교실에 냉난방 시설을 갖추는 학교 환경개선사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인천체고 엄규섭 교장은 “2006년 당시 인천시와 인천도개공이 인천체고를 청라지구로 이전하라고 해 놓고 이제 와서 돈이 없다고 시간만 보내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가뜩이나 수영장 기숙사 시설이 없어 타 시도의 체고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학교 이전만을 손꼽아 기다려 온 만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도화지구 내에 있는 인천비즈니스고(옛 선화여상)도 인천체고 운동장으로 이전을 해야 하지만 답보상태다. 인천도개공으로부터 총 264억 원의 이전비용을 받아야 하나 현재 6억2000만 원만 지급된 상태. 특히 지난해에는 이전, 재배치 관련 비용이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다. 참다못한 학부모들은 학교 이전 재배치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시와 시의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인천비즈니스고 박수만 교장은 “지난해 새 학교가 착공되어야 하는데 이전비용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실습시설이 절대 부족해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도개공은 18일 열릴 예정인 학부모총회에 참석해 대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 학교설립기획단은 시와 인천도개공에 지속적으로 이전비용 지급을 촉구할 방침. 이에 대해 인천도개공은 “3월 중으로 공사채를 발행해 5월경 이전비용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