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전문 등산객은 물론 일반 나들이객의 마음도 설레게 한다. 가벼운 옷차림에 물 한 병과 손수건 한 장만 있으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이다. 특히 최근 걷기 열풍에 힘입어 버스나 전철만 타면 갈 수 있는 경치 좋은 산행길이 수도권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코스인 것이 특징. 올겨울 한파와 구제역 사태 속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가 봄을 앞두고 새 단장이 한창인 수도권 걷기 코스를 살펴봤다. ○ 이름도 모습도 각양각색
올겨울 구제역과 한파로 이용이 어려웠던 수도권 주요 걷기 코스들이 봄을 앞두고 손님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조성된 과천 숲길. 과천시 제공지난해 11월 개장한 경기 ‘가평 올레길’은 올봄부터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선다. 경기북부지역은 지난해 말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출입이 어려웠다. 총 10개 코스 128km로 이뤄진 가평 올레길은 가평군 연인산과 청평면 북면 상면 하면 등 10곳에 조성됐다. 전체 코스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4시간이다.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사단법인 제주올레로부터 ‘올레’ 명칭의 사용을 승인 받고 운영 컨설팅을 받은 곳이다. 이달 말까지 안내판 및 편의시설 설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가평군은 연간 200만 명의 관광객 가운데 약 20%인 40만 명이 올레길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주시 ‘심학산 둘레길’도 인기다. 2009년 11월 해발 192m의 심학산에 조성된 6.8km 구간의 걷기 코스다. 심학산은 자유로와 인접한 산으로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의 경우 평일에는 평균 1000명, 주말에는 평균 5000명의 걷기 마니아들이 심학산 둘레길을 찾았다. 주변에 헤이리 예술마을, 파주출판도시 등이 가까워 걷기 전후에 들르면 좋다.
지난해 말 조성된 ‘과천 숲길’도 봄을 앞두고 새 단장을 하고 있다. 과천 숲길은 과천시가 도시탐방, 역사문화탐방 등의 주제에 맞춰 지정한 걷고 싶은 거리 가운데 13개 코스를 일컫는다. 관악산과 청계산 일대에 걸쳐 짧게는 30분 길게는 4시간가량 소요되는 코스로 이뤄졌다. 과천시는 주요 코스에 야생화탐방로를 조성하는 등 코스별 특색을 강화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13개 코스 65.4km의 ‘군포 수릿길’과 숲과 갯고랑을 걷는 ‘시흥 늠내길’도 경기지역의 이름난 걷기 코스 중 하나다. ○ 걷기 열풍은 계속
제주 올레길의 성공에 힘입어 당분간 걷기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도 앞 다퉈 새로운 걷기 코스 개발에 한창이다. 수원시에는 광교신도시 조성에 맞춰 60km 길이의 둘레길이 만들어진다. 광교산 자락을 따라 20km의 산둘레길과 원천저수지 등 호수 및 하천을 따라가는 40km의 물둘레길로 이뤄진다.
북한산 둘레길의 도봉산 구간(26km)은 6월 말 개통 예정이다. 앞서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성북구 정릉, 고양시 북한산성 등지를 거쳐 고양시 덕양구 효자동을 잇는 둘레길이 지난해 8월 조성됐다. 도봉산 구간이 완공되면 북한산 둘레길은 전체 70km에 이른다. 최근에는 폐철도 주변을 이용한 코스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경기 남양주시 등과 함께 서울 한강변에서 남양주, 양평까지 이어지는 옛 중앙선 철길을 따라 걷기 코스와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경춘선 복선 전철로 남게 된 폐철도 주변에도 산책로 조성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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