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어려워 재수생 유리… 외고생 정시강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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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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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대입 정시분석

《전국 대학이 2011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를 1일까지 모두 발표했다.올해 정시모집의 희비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달려 있었다.예상보다 어려웠던 수능이 학생부나 면접에 비해 변별력이 큰 요소가 됐다. 어려운 수능 덕분에 재수생은 강세를 보였고 상위권 대학에서 외국어고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수시에서 일부 외고가 기대 이하의 결과를 거둬 ‘외고 역차별’ 논란까지 나왔지만 정시에서는 외고 강세가 뚜렷했다.》

대학 입시 설명회장을 찾은 학부모들이 좌석을 가득 채웠다. 예상보다 어려웠던 2011학년도 수능은 재수생과 외국어고 강세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교육계에서는 수능 비중 확대 추세와 맞물려 외고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대학 입시 설명회장을 찾은 학부모들이 좌석을 가득 채웠다. 예상보다 어려웠던 2011학년도 수능은 재수생과 외국어고 강세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교육계에서는 수능 비중 확대 추세와 맞물려 외고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어려운 수능이 수시모집에도 영향

서울대에 따르면 정시모집 합격자 가운데 재수생은 전체의 35%였다. 지난해보다 2.8%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서울 소재 다른 대학에서도 재수생이 강세를 보였다. 건국대는 재수생이 44.5%로 지난해보다 10.7%포인트 늘었다. 한양대도 재수생이 42%로 지난해보다 비중이 커졌다.

재수생이 강세를 보인 첫 번째 이유는 수능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수생은 상위권 학생이 많고 재학생에 비해 수능에만 집중할 수 있으므로 수능이 어렵게 나오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올해 입시는 EBS 연계율을 70%로 높이겠다는 정부 발표에 따라 수능이 쉬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재학생들이 EBS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동안 재수생은 기본 개념과 원리를 공부할 시간이 많았으므로, 수능이 어렵게 나오자 두 집단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재수생 수가 전년도보다 2만4000여 명 늘었다는 점도 재수생 강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어려운 수능은 수시모집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모집인원은 60%를 넘었지만 실제 비중은 이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능이 어려워 수시 합격에 필요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수시 합격자 중 76.9%만 등록하자 나머지 635명을 정시로 넘겼다. 고려대는 72.1%가 등록하자 나머지 721명을 정시로 넘겼다.

김영일교육컨설팅의 조미정 교육연구소장은 “특히 자연계에서 정시로 넘어간 인원이 많았는데 이는 어려웠던 수리 ‘가’형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상위권 대학도 복수합격이 많았기 때문에 실제 수시의 영향력은 정시보다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시모집에서 외고 출신의 강세는 올해도 계속됐다. 2011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3438명 중 외고 출신이 395명으로 전년도의 8.8%에서 11.5%로 늘었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올해 수능이 어려워 수능 성적이 우수한 외고생이 입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했다”고 말했다.

○ 외고 선택할땐 중학내신관리 힘써야

정부가 2012학년도 수능은 더 쉽게 출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외고의 정시 강세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시에서 수능의 비중이 점차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2012학년도 입시부터 학생부 40%+수능 30%+논술 30%의 비중으로 신입생을 일괄전형 방식으로 뽑는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는 1, 2단계로 나눠 학생부 50%+수능 20%+논술 30%로 선발했다. 수능의 비중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외고에 가려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희망적인 소식이다. 정부가 2009년 말부터 외고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외고에는 그늘이 생기는 듯했다. 수도권의 상위권 외고는 201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의 합격률이 낮았다. 그래서인지 2011학년도 서울 소재 6개 외고 경쟁률은 1.38 대 1로 사상 최저였다.

전문가들은 내신 비중이 큰 수시 전형에서는 외고가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외부 수상실적이나 공인 영어점수를 반영하지 않으면서 외고생이 불리한 내신을 극복할 방법이 적어졌다.

외고를 선택하는 학생은 내신의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고를 선택할 때는 빠른 진로 결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외고를 외국어 전문가 양성 학교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1학년도에 처음으로 학과별 모집을 실시했고 전공 외국어 이수단위가 확대된다. 자신의 진로와 상관없이 외고에 들어갔다가는 불필요한 전공 외국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진로와 적성이 외국어 공부와 관련 있다면 외고는 좋은 선택이다. 일단 목표를 정했다면 중학교 내신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외고 입시 개편안에 따라 1단계에서는 중학교 영어과목 내신성적만 본다.

입시업체 하늘교육이 2011학년도 외고 합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서울 소재 6개 외고 일반전형 합격자의 내신 평균 등급은 9등급 기준 1.57이었다. 중학교 중간·기말고사에서 대부분 1등급을 받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서류에서 학업계획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업계획서에는 평소 자신의 공부 습관과 방법을 적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지를 적어야 한다. 학업계획서에 학교와 학과 지원 동기가 드러나는 것이 좋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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