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팬들도 ‘KARA 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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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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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걸그룹 ‘카라’가 소속사와 전속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최근 일본에서 공들여 쌓아올린 ‘한류탑’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소속사에 전속 계약 해지를 요구한 정니콜 강지영 한승연과 잔류 의사를 밝힌 구하라 박규리(왼쪽부터).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인기 걸그룹 ‘카라’가 소속사와 전속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최근 일본에서 공들여 쌓아올린 ‘한류탑’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소속사에 전속 계약 해지를 요구한 정니콜 강지영 한승연과 잔류 의사를 밝힌 구하라 박규리(왼쪽부터). 동아일보 자료 사진
5인조 한류 걸그룹 ‘카라’가 일부 멤버의 탈퇴로 활동이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

카라의 멤버 한승연 정니콜 강지영이 19일 소속사 DSP미디어에 전속 계약 해지를 요구한 후 카라 전체의 연예 활동이 잠정 중단됐다. 잔류 의사를 밝힌 리더 박규리도 라디오 진행을 중단했다.

소속사 측은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3명의 멤버가 계약 해지 요구를 철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정니콜의 어머니는 20일 오전 트위터에 “돈 때문에 자식의 인생을 놓고 도박하는 부모는 없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우리 앞에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선택한 길”이라는 글을 올려 탈퇴 결정을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카라의 데뷔 초기부터 곡을 만들어 온 한재호 작곡가도 이날 오전 트위터에 “5명이 아닌 카라는 카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5명이 아닌 카라의 작업은 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특히 카라는 일본에서도 예능과 음악 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에서도 활동해왔기 때문에 이번 전속 계약 분쟁으로 활동이 잠정적이나마 중단될 경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일본에서 데뷔한 카라는 일본에서만 싱글 2장, 앨범 5장, DVD 1장 등 8장을 발표해 13억 엔(약 180억 원)을 벌어들였다. 카라가 주인공을 맡아 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일본 드라마 ‘우라카라’는 시청률 4.3%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이후 카라가 녹화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드라마 방영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일본에서 한국 걸그룹 붐을 주도해온 카라의 팀 해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주요 신문과 방송은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의 20일자 조간 기사.
일본에서 한국 걸그룹 붐을 주도해온 카라의 팀 해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주요 신문과 방송은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의 20일자 조간 기사.

일본 매체와 언론은 카라와 소속사의 전속계약 해지 갈등 소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털 사이트 야후저팬의 경우 한국 인터넷에 카라 관련 뉴스가 올라온 지 1시간여 후인 19일 오전 10시 반부터 카라 해체설 관련 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날 저녁에는 요미우리와 마이니치신문 등 주요 언론의 인터넷판과 민영 방송사들도 이 소식을 전했다.

마이니치는 20일자 조간 사회면에 ‘카라 분열 위기’ ‘카라 멤버 4명이 전속계약 해약’이라는 제목으로 멤버의 사진과 함께 이 소식을 보도했다.

야후저팬과 구글 사이트에는 카라의 팀 해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과 답글이 수천 건씩 올라왔다. 이 중에는 “한국 연예계에서 툭하면 전속 계약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기는 이유가 뭐냐”는 비판적인 댓글도 적지 않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소속사와 가수의 갈등이 공들여 놓은 한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라며 “기획사와 연예인 모두 자신의 잇속만 챙길 게 아니라 끊임없는 소통으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은 브랜드 자체에 호감을 갖고 꾸준한 신뢰를 보내는 시장임을 잊어선 안 된다”며 “만약 멤버들이 팀을 새로 꾸려도 기존에 누리던 인기를 그대로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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