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이 해커 고용해 경쟁 도박사이트 디도스 공격

  • 동아일보

25일간 109곳 마비 시켜

전문 해커와 짜고 경쟁관계에 있는 도박 사이트를 마비시키기 위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한 조직폭력배 등 10여 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대)는 조직폭력배의 사주를 받고 도박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한 서버 임대업자 이모 씨(32)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해커 박모 씨(37)를 불구속 기소했다. 또 박 씨에게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인천지역 폭력조직 ‘석남식구파’ 염모 씨(34) 등 달아난 4명을 수배했다. 검찰은 악성프로그램을 퍼뜨려 온라인게임 서버를 디도스 공격하거나 상대방의 패를 확인해 인터넷 사기도박을 한 혐의 등으로 황모 군(17) 등 5명을 소년부 송치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염 씨와 임모 씨(34·수배 중)가 공동 운영한 불법 도박 사이트를 관리하다 염 씨 등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11월 21일부터 12월 15일까지 매일 한두 시간씩 디도스 공격을 감행해 경쟁 도박 사이트 109곳을 마비시켰다. 염 씨와 임 씨는 경쟁관계의 도박사이트가 디도스 공격을 받고 다운되면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고객이 몰릴 것으로 보고 이 씨 등에게 공격용 서버와 중국에서 구입한 좀비PC 5만여 대의 목록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대 부장은 “조직폭력배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전문 해커를 고용하고 장비를 공급해 조직적으로 디도스 공격을 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이 씨는 유명 구직사이트 J사에 “디도스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우리 서버를 빌려 쓰라”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임 씨, 박 씨와 함께 지난해 11월 23일∼12월 10일 J사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실제로 공격을 받은 J사는 이 씨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디도스 공격을 막기 위해 월 3170만 원을 주고 이 씨와 서버 임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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