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이모 씨 부부가 5살 난 외손녀 A 양을 친양자로 등록하겠다며 낸 입양 신청사건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생모가 살아있는데도 외손녀를 친양자로 입양하게 되면 외조부모가 부모가 되고 생모와는 자매지간이 돼 가족 내부질서 및 친족관계에 중대한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씨 부부의 청구는 딸의 재혼을 쉽게 하려는 것이고 현 상태에서도 이 씨 부부의 외손녀 양육에는 제약이나 어려움이 없어서 친양자 입양의 현실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씨 부부는 딸이 2006년 사실혼 관계에 있던 최모 씨와 사이에 A 양을 낳은 뒤 갈라서자 외손녀를 대신 키워왔다. A 양은 이 씨 부부를 '아빠' '엄마'로, 생모를 '언니'로 부르며 자랐다.
이 씨 부부는 지난해 "딸의 인생을 생각할 때 외손녀를 입양시킬 수밖에 없는데 제3자에게 입양시키기보다는 스스로 양부모가 되는 것이 A 양의 복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친양자 입양신청을 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A 양이 향후 가족관계의 진실을 알게 됐을 때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 씨 부부의 신청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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