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리산 구조견 ‘청솔이’ 새주인 찾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0일 03시 00분


9월 현장 은퇴한 열살짜리… 46차례 작전 5명 생명 구해

“구조견 ‘청솔이’를 보살펴줄 애견가를 찾습니다.” 지리산을 누비며 등산객을 구하던 인명 구조견 청솔이(사진)가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수컷 셰퍼드인 청솔이는 올 9월 지리산 구조현장에서 은퇴했다. 올해 사람으로 치면 환갑인 열 살이 되면서 체력과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구조 과정에서 지리산 곳곳을 뛰어다녀 오른쪽 다리에 심각한 관절염까지 앓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는 수의사로부터 퇴행성관절염으로 더는 구조활동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청솔이의 퇴역을 결정했다. 청솔이는 2005년 1월부터 지리산 산악구조견으로 활동해 왔다. 삼성구조견센터에서 훈련을 받은 청솔이는 6년 동안 46차례 인명구조에 나서 5명의 생명을 구했다. 119구조견경진대회에서는 무려 5차례나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인명 구조견에게 필수적인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고 침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솔이는 현재 오른쪽 다리 관절이 많이 닳아 걸음이 편하지 못하다. 산악구조대 측은 관절염이 악화되지 않도록 청솔이에게 약을 먹이고 있다. 구조견 셰퍼드는 보통 15년 정도 산다. 전남소방본부는 청솔이의 노후를 보살펴줄 새 주인을 찾기 위해 홈페이지(www.jnsobang.go.kr)에 무상 분양공고를 냈다.

분양 조건으로 △옥외에 개집이나 담장 있는 마당 확보 △제3자에게 소유권 이전 및 매매 금지 △사망 시 화장 등을 내걸었다. 11월 30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적격자가 없을 경우 추가 신청을 받기로 했다. 분양 신청서는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제출하면 된다.

최덕용 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 소방교(39)는 “구조대원과 가족 같은 정을 나눈 청솔이를 떠나보내는 게 너무 아쉽다”며 “그동안 고생한 청솔이의 여생을 보살펴줄 애견가가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061-750-0880∼1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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