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긴급귀대…인천항 긴장감 돌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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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아침 카키색 제복을 입은 해병대원들로 가득한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사태에 따른 긴급귀대 지시에 따라 휴가를 중단하고 이날 오전 8시50분 발 백령도 행 마린브릿지호를 타려는 병사들이다.

부대에서 사용할 전산용품과 샴푸 등 개인용품을 담은 종이가방을 챙겨든 해병대원들의 모습은 휴가에 복귀하는 여느 병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250여명의 해병대원 사이에서는 농을 걸거나 웃음 짓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단 본대 병사들의 지시에 따라 오와 열을 지어 차가운 돌바닥에 앉은 채 출항을 기다리는 해병대원들의 모습에서는 비장함까지 느껴졌다.

한 해병대 상병은 복귀가 불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상부의 지시로 인터뷰가 금지됐다"고 무뚝뚝하게 답했다. 또 다른 장병은 아예 기자의 눈에 초점조차 맞추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자칫 사지(死지)가 될 수 있는 군부대로 아들을 돌려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은 찢어졌다.

휴가를 나왔다가 복귀하는 아들을 배웅하러 나온 한 어머니는 "6월에 입대했다가 이제 두 번째 휴가를 나왔는데 이렇게 흉흉한 때 다시 들여보내려니 마음이 너무 안 좋다. 내년 3월에나 다시 나온다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원의 귀대를 감독하기 위해 터미널을 찾은 해병대 원사는 "오늘 현재까지 백령도 지역 해병대만 320명이 귀대했다. 해군 등 다른 부대에서도 규모는 모르지만, 마찬가지로 복귀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근무한다는 한 해경도 "9일짜리 휴가를 나오자마자 이번 사건이 터져 3일째에 귀대하게 됐다"며 "불안하지는 않고 해오던 대로 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같은 배로 백령도에 들어가는 민간인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불안이 여전했다.

손안호 씨(54.인천 효성동)는 "대청도에서 건설 일이 있어서 들어가려고 한다"며 "원래 그저께 갔어야 하지만 이번 사태로 미뤄져 손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아무래도 불안하지만 생업이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며 "그곳에서 사는 주민들 마음이야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금자 씨(69.덕적도)는 "젊은이들이 쓰러지고 집이 불타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며 "덕적도는 아무래도 조금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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