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소속 기초과학지원硏 노조 자진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직원협의체로 대체… 고통분담 위해 연봉 3% 삭감 결정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기초연) 노동조합이 최근 자진해산을 결정했다. 또 전 직원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연봉 3%를 삭감하기로 했다.

19일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인 연구원 노조가 이달 12일 경영진과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 측은 최근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에 노사 해산 사실을 통보하고 노조활동을 중단했다. 그 대신 경영자와 직원 간 의사소통과 협의를 위해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원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국내 과학기술 관련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노조가 자진 해산하기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비(非)과학기술 관련 정부출연구기관으로는 한국행정연구원 노조가 올해 초 자진 해산한 바 있다.

노조의 이번 결정은 2008년 5월 부임한 제8대 박준택 원장이 노사화합을 위한 새로운 환경 조성을 약속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해산을 선언한 노조 측 관계자는 “박 원장이 공정한 인사와 연구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조직개편, 낙후된 직원복지 개선에 적극 나선 만큼 직원협의체를 통해서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산 배경을 설명했다. 2004년 설립된 기초연 노조는 한때 가입원이 37명에 이르렀으나 개별적인 탈퇴가 잇따라 2008년 29명, 2009년 25명, 올해 초 10명으로 줄었다.

이번 해산 결정은 부설 연구소인 국가핵육합연구소나 다른 정부 출연 연구기관 노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또 박사급 연구원 102명을 포함한 전체 직원 190명이 우수한 신규인력 충원 등으로 발생한 인건비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연봉의 3%(1인당 평균 240만 원)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초 대전 본원 및 전국 9개 지역 센터 연구부서 20개 팀을 3개 팀으로 축소해 팀장이 맡았던 행정업무를 부장이 전담토록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업무규정도 바꿔 결재단계를 대폭 축소했다. 당시 일부 간부는 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하루 행정업무에 4, 5시간씩 빼앗긴다. 연구에만 매달리고 싶다”고 요청해 대덕연구단지에서는 ‘행복한 자발적 강등’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