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지역 공립학교 547곳 급식 단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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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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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0원 vs 1973원… 초교 급식비 강남-非강남 큰차

서울 강남과 비(非)강남 지역 초등학교의 급식비 단가가 끼니당 최대 1000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서울시교육청이 서울교육행정협의회 민관실무협의회에 제출한 시내 공립초등학교 547개교(전체 587개교)의 학생부담 급식비 단가 자료에 따르면 6월 1일 기준으로 학생 부담 급식비 단가가 가장 높은 학교는 서초구 서일초교로 끼니당 2950원이었다. 가장 낮은 학교는 금천구 독산초교로 끼니당 1973원으로 두 학교의 급식비 차이는 977원이었다.

○ 강남-비강남 격차 드러나

자치구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구별 평균 급식비는 서초구가 2422원으로 가장 높은 반면 노원구는 2173원으로 가장 낮았다. 2∼4위는 강남(2374원) 동작(2343원) 송파구(2324원)가 차지했다. 21∼24위는 구로구(2213원) 서대문구(2208원) 금천구(2180원) 마포구(2177원)였다. 전체 평균은 2261원이었다.

무상급식을 시행하려면 이처럼 학교마다 다른 급식비를 일정한 선으로 통일해야 한다. 서울시와 시교육청 및 시의회 민주당 측은 무상급식 시행 속도를 두고 입장이 갈라지고 있지만 급식비 단가에는 “2400원 안팎”으로 합의한 상태다.

○ 급식 질 낮출까, 추가 부담할까?

급식비 단가가 2400원보다 비싼 56개 초등학교는 무상급식이 시행될 경우 학부모들이 2400원과의 차액만큼 급식의 질을 낮출 것인지, 현재 수준을 유지하되 차액을 추가 부담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단가가 가장 높은 서일초교의 경우 차액은 550원이다.

이 경우 학부모들은 급식의 질을 낮추는 것보다는 추가 부담을 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미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구미초교는 올해 학생 한 명의 끼니당 2350원의 급식비를 지원받지만 실제 적용 단가는 지난해와 같은 2530원이다. 나머지 180원은 학부모가 낸다. 크지 않은 액수지만 ‘무상’이라는 취지와 거리가 있는 셈이다.

○ 급식비 획일화해도 반찬은 달라

급식비를 2400원으로 획일화한다고 해도 학교별 반찬의 질 차이는 여전히 남게 된다. 급식비 단가는 식품재료비, 인건비, 관리비로 구성되는데 학교마다 규모, 배식 형태 등에 따라 식품재료비의 비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음 달 1일부터 관내 공립초교 6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성북구의 경우 학교별로 급식비 중 식품비 비중이 54.3(J초교)∼92.8%(S초교)로 크게 다르다. J초교는 인건비가 31.8%를 차지해 식품비에 1015원가량을 쓰고 있는 반면 S초교는 인건비가 4.8%에 불과해 식품비에 1661원가량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급식비가 2400원으로 인상돼도 격차가 줄 수는 있지만 “똑같이 세금으로 먹는 점심인데 누구 밥상에는 생선 한 토막이 더 올라간다”는 차별 논란이 나올 수 있다. 시교육청 측은 비용 부담 주체만 바꿔 내년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재료비 격차에 따른 급식의 질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무상급식에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실제 시행 시 맞닥뜨릴 여러 복잡한 문제들은 별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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