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가위, 사랑의 송편 함께 빚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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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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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곳곳 추석음식 나누기

서울 양천구 신월노인복지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추석을 앞둔 17일 신월동 센터에서 이 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전달할 송편을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 양천구
서울 양천구 신월노인복지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추석을 앞둔 17일 신월동 센터에서 이 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전달할 송편을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 양천구
“시어머니께서 저희 집에서 지내실 때 동네 할머니들에게 밥을 해 먹이셨어요. 아들이 폐병으로 죽은 할머니를 비롯해 형편이 어려운 세 분 정도가 날마다 저희 집에 들러 끼니를 해결하셨죠.”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홍현식 할머니(74)는 추석을 닷새 앞둔 17일 신월동 신월노인복지센터에서 10년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떠올리며 송편을 만들었다. 홍 할머니는 “가족이 한 달에 쌀 여덟 말을 먹었는데 인심 좋은 시어머니께서 집에 오신 뒤에는 열두 말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홍 할머니 등 신월복지센터를 이용하는 노인 100여 명이 이날 함께 만든 송편은 이 지역 홀몸노인 30가구에 전달됐다. 홍 할머니는 “강원 횡성군 고향에 살던 어린시절 추석이면 어머니가 송편을 가득 담아 형편이 어렵던 당숙 댁에 가져다주라고 하시던 기억이 난다”며 “이번 추석에는 송편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음식을 만들어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행사는 서울 곳곳에서 열렸다. 영등포구는 17일 영등포구 당산동 문화웨딩홀에서 ‘사랑만두빚기’ 행사를 열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이날 만든 만두는 영등포구사랑나눔푸드마켓에 기증돼 지역의 소외된 노인과 무료급식센터에 전달됐다. 자원봉사자 신영애 씨(51)도 만두를 빚으며 10년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생각했다. 신 씨는 “만두만 보면 명절에 밤새워 시어머니와 만두를 빚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살아계실 때 더 정성껏 모실 걸’ 하는 후회에 추석에 쓸쓸하게 지낼 지역 어르신들에게 전할 만두를 빚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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