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규 ‘국새단장’ 직함은 10억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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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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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에 팔려던 200만원짜리 옥새… 단장 맡기전엔 30억원에 판매시도

가짜로 판명된 ‘다이아몬드 봉황 옥새’가 2006년에도 30억 원의 가격에 전시된 것으로 밝혀졌다(왼쪽). 이 작품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40억 원에 이름만 ‘국새’로 바꿔 전시됐다(오른쪽).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가짜로 판명된 ‘다이아몬드 봉황 옥새’가 2006년에도 30억 원의 가격에 전시된 것으로 밝혀졌다(왼쪽). 이 작품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40억 원에 이름만 ‘국새’로 바꿔 전시됐다(오른쪽).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제4대 국새제작단장인 민홍규 씨(56)가 지난해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40억 원짜리 가격표를 붙여 전시했던 가짜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가 이미 2006년에도 같은 백화점에서 30억 원에 전시한 같은 작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서울지방경찰청과 롯데백화점 등에 따르면 민 씨는 2006년 2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갤러리에서 ‘600년을 이어온 세불(世佛) 옥새전’을 개최했다. 그중 최고가 옥새는 30억 원짜리 가격표가 붙은 ‘다이아몬드 봉황 옥새’였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전시된 국새가 2009년 1월 전시된 것과 동일한 제품”이라며 “2005년 말경 해당 작품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로 판명된 이 국새는 인조 다이아몬드와 황동을 사용해 원가가 200만 원에 불과했다”며 “민 씨가 제4대 국새를 완성한 뒤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10억 원을 올려 40억 원의 가격을 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민 씨는 2006년 전시 당시 “수십억 원에 이르는 국새용 다이아몬드 수십 개는 모두 일본인 기업가에게 무상으로 기증받았다”며 “해당 기업인은 한국 옥새문화에 깊은 애정을 지닌 사람으로 스승인 석불 정기호 선생과 교류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 작품에 사용된 다이아몬드는 모두 인조 제품이어서 민 씨의 ‘일본인 사업가’ 발언은 모두 거짓말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 국새는 팔리지 않은 채 민 씨의 경기 이천 공방에 보관돼 있다 경찰에 압수됐다.

한편 경찰은 3일 민 씨를 세 번째로 소환해 횡령한 국새용 금 1.2kg의 행방을 집중 추궁했다. 또 국새와 관련된 책을 쓰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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