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 피해속출…통상 관리자에 법적책임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10:41수정 2010-09-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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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예방 소홀했다면 배상해야…피해자 과실 인정되기도 태풍 '곤파스'가 2일 한반도를 기습 강타하면서 각종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통상 법원은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라 하더라도 발생 경위를 따져 관리자 측의 책임을 자주 인정해 왔다.

강풍으로 간판이 떨어져 행인이 다치면 예외적인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상점운영자 등이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2002년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경남의 한 안과병원 간판이 떨어지면서 근처를 지나던 박모 씨가 머리를 맞아 척수손상 및 하반신 마비 등의 피해를 봤는데 박 씨가 소송을 내자 병원 측은 태풍경보 상태에서 외출한 박 씨의 부주의를 참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병원측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고 박 씨와 그 가족에게 5억7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며 항소심에서 약 6억원을 지급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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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한 해수욕장에서 천막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돌풍에 날아간 텐트에 근처에 있던 행인이 머리를 맞아 두개골이 골절되는 바람에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되자 '천재지변이라서 예상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벌금 150만원이 확정됐다.

시설물이 낙하하면 기본적으로 관리자의 책임이지만 피해자 본인의 잘못이 일부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인천지법은 태풍이 지나갈 때 아파트 유리창이 파손되면서 근처에 주차된 벤츠 승용차가 훼손된 사고에 대해 지하 주차장을 놔두고 옥외에 차를 세운 점을 고려해 차 주인의 책임도 30% 있다고 2005년 판결했다.

도로나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비바람에 파손된 시설물을 신속하게 복구할 책임이 있으며 이를 소홀히 했다면 역시 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모 씨는 1995년 충남 서산의 한 국도에서 화물차를 몰다 도로에 비스듬히 기울어진 가로수를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동승자 김모 씨가 사망했다.

트럭의 보험사는 손해를 배상한 뒤 국가와 서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1200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사고 당시 태풍 '제니스'가 일대에 접근했고 국가와 서산시는 "악천후 때문에 국도변의 가로수를 일일이 점검하고 대책을 세울 여건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매년 집중호우와 태풍을 동반하는 장마를 겪는 한국에서는 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천재지변으로 볼 수 없다"며 관리 책임 10%를 인정했다.

이와 달리 태풍으로 정전 사고가 발생해 주민이 불편을 겪었더라도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는 기상 상황이었다는 점 등이 인정되면 한국전력공사가 별도의 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판결도 있었다.

2002년 태풍 '매미'가 몰고 온 강풍으로 경남 통영의 송전탑이 넘어졌고 이 때문에 거제시 일대의 전기 공급이 차단됐으며 한전은 사고 발생 후 90여 시간 만에 복구를 완료했다.

이에 주민 7212명이 한전의 관리 소홀로 수일간 전기공급이 차단돼 고통을 겪었다며 집단소송을 냈지만, 부산고법은 "송전탑이 설계 기준에서 정한 풍속을 훨씬 초과하는 강풍에 넘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한전에 중대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법원 관계자는 "태풍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관리 소홀이 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져 책임을 묻게 된다"며 "시설물에 이상이 없는지 철저하게 점검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동영상=태풍 ‘곤파스’에 의해 심하게 파손된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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