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당선된 김학규 용인시장 vs 천거한 우제창 의원 ‘인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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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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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장 “내가 黨 전리품이냐… 인사외압 말라”
우의원측 “선거개입 국과장 교체요구도 못하나”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김학규 경기 용인시장이 인사문제를 둘러싸고 같은 당 소속 우제창 국회의원(용인 처인)과 마찰을 빚고 있다. 김 시장 당선 이후 우 의원 측에서 국·과장 3, 4명에 대한 교체 및 산하단체장에 대해 특정 인사를 추천했으나 김 시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이달 6일 행정내부전산망에 ‘인사와 상선약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요즘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들린다. 정당공천으로 당선되었으니 소속 정당에 일정 부분 빚을 진 건 사실이지만 문제는 단체장을 정당의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체장이 특정 정당이나 외부세력에 영향을 받는다면 소신껏 일을 못한다. 공무원들이 특정 세력에 줄을 대려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올바른 행정이 이뤄질 것인가”라고 적었다. 또 지역 언론 기고문에서 공직 인사에 개입하려는 정치인에 대한 경고와 함께 정치권에 줄 대려는 공무원에 대한 불이익 방침도 밝혔다.

우 의원 측은 “체육회 등 선거와 연관이 깊은 조직을 담당하는 국장이나 과장 등은 선거과정에서 개입한 것이 포착되기도 했고, 시장이 바뀐 만큼 다른 자리로 이동해야 한다고 본다”며 “인사 불이익을 주려면 대기발령이나 한직으로 보내라고 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그 자리에 누군가를 추천한 것이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고, 이를 전리품 외압 운운하는 것은 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 시장과 우 의원은 우 의원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처인구 이동면 시립장례문화센터 건립을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우 의원이 너무 규모가 큰 만큼 축소해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김 시장이 지난달 13일 국비와 도비가 많이 투입됐고 공무원이 다칠 수 있다며 거부한 것. 우 의원 측은 “김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는 규모 축소를 약속해 놓고 이제는 상의 한마디 없이 딴소리를 한다”며 “더는 김 시장에게 기대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 때 우 의원이 김 시장을 천거했다. 김 시장 선거캠프와 시정인수위에도 우 의원실 비서진이 포진해 있다. 우 의원은 현재 북유럽을 방문 중이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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