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동대문경찰서는 15일 제주에서 긴급체포한 피의자 양모 씨(25)를 16일 오후 서울로 압송해 범행 당일의 행적과 범행 동기 등에 대해 1시간가량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양 씨에 대해 초등생 어린이를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절도)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오후 6시 반경 동대문서에 도착한 양 씨는 범행 시인 여부와 자해 이유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양 씨는 14일 경찰이 자신의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한 뒤 4, 5차례 목을 매달아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부엌칼로 왼쪽 손목을 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에 찍힌 양 씨의 사진을 보여주자 ‘내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면서도 ‘나는 범인이 아니다’며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한 양 씨는 범행 당일 오전부터 강남에서 술을 마신 뒤 범행 당일인 지난달 26일 오전 11시경 동대문소방서 앞에서 내려 주변을 배회하다 A 양(7)을 만나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아동도 경찰 조사에서 “범인의 눈이 빨갰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양 씨가 성폭행을 하기 전 배달용 오토바이와 세탁소의 세탁물을 훔친 사실을 확인했다. 양 씨는 피해 아동 집으로부터 불과 500여 m 떨어진 반지하 주택에서 살고 있었다. 경찰은 17일 부모의 동의를 얻어 A 양을 동대문서로 불러 피의자의 얼굴을 대조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양 씨는 이날 오전 제주의 한 병원에서 인대 등의 봉합수술을 받고 오후 비행기편으로 서울로 압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수술 이후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여서 무리하게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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