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끊지 마라”… 법원, ‘판사 막말고치기’ 지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법의 한 민사법정. 변론이 모두 끝났지만 원고 A 씨(당시 68세)는 판사에게 할 말이 더 있다고 요청했다. 그러자 판사는 “버릇없다”며 A 씨를 나무랐다. 그의 나이는 A 씨보다 한참 어린 40대였다.

최근 서울시내 한 법원에서 열린 조정재판에 참가한 최모 씨(34)도 판사에게 막말을 들었다며 인권위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그는 “판사가 어머니한테 ‘이혼했는데 무슨 말을 해’”라며 모욕을 줬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끊이지 않는 법정 막말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바람직한 법정언행 모델을 만들어 각급 법원에 내려보내기 위해 재야 법조인과 일반 시민까지 참여한 ‘법정 커뮤니케이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4월 이상훈 부장판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위원 3명과 간사 1명으로 구성된 법정언행연구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소위원회는 6월 형사재판부 소속 판사들이 모두 참석한 회의에서 “도중에 말을 끊는 것을 삼가자” “경어를 꼭 사용하자” “목소리의 크기나 표정도 주의하자”는 등의 구체적인 지침을 제안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