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학생 인격도 중요하지만 본분 지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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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동아일보 독자편지를 보고 교사로서 본인의 생각을 몇 자 적어본다. 3일자 A25면에 실린 ‘따뜻한 말로 학생지도를’이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아침 출근시간 30분 전부터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정문에 선다. 지도교사는 등교시간에 교복을 줄여 입거나 염색 파마머리 귀걸이 목걸이 등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복장을 지도하고 훈계한다. 벌점을 주고 때로는 따끔한 벌을 준다. 과거 서당 훈장도 제자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 학교의 현실은 어떠한가? 일명 사랑의 매를 들라치면 학생은 반발하고 심지어 침을 뱉고 욕에다 폭행까지 하며 결국엔 항의한다며 교육청에 민원전화를 넣는다. 요즘 교육현장의 현실이다.

학생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지도하는 일은 교사의 당연한 의무이며 책무이다. 아침시간에는 자기주도 학습시간 지도, 점심시간에는 중식 지도, 방과 후에는 학생상담, 쉬는 시간에는 교내순회…. 수업만 하는 교사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점심시간에는 학부모 보람교사를 활용하는데 학부모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선생님들이 참 힘들겠어요. 수업하느라 학생지도하느라”라고 말한다.

학생복장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경우에도 따듯한 말로 학생지도를 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복장이 바르지 못한 학생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하는데 오히려 당당하다. 개성의 시대라지만 너무 개성이 강하다. 인격과 인권이 중요한 시대이지만 본질이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때이다. 학생의 복장은 단정해야 한다. 교복을 단정히 입었을 때 학생은 학생 신분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을 한다. 내가 아니면 누가 하리오라는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뛰는 교사가 일선 현장에는 많다고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공미진 중학교 교사·서울 동대문구 이문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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