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의전원 “의대로 전환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일 15시 10분


서울ㆍ고려ㆍ연세ㆍ한양대 등 의대 복귀 결정
의전원 완전 전환 대학은 신중론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정책이 5년 만에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전원에서 의·치의대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정부가 열어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의전원 정책에 반대해 온 대학들은 의·치의대 체제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전원은 전국 대학 27곳에서 운영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치의학 교육학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치의학 교육 제도 개선 계획'을 1일 발표했다. 교과부는 "이번 계획은 2003년 의·치전원 제도 도입시 2009년에 운영 성과를 평가해 2010년에 의사 양성 학제 관련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로 예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지난 정부가 처음부터 실패를 예견하고도 책임을 다음 정부로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개선 계획에 따르면 의·치의대와 의전원을 동시에 운영하는 대학은 앞으로 두 학제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의전원에서 의·치의대로 바꾸거나 반대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의전원이 처음 도입될 때 대부분의 대학들이 의전원 전환을 꺼렸기 때문에 의·치의대로 운영하던 대학이 의전원으로 바꿀 확률은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 41개 의·치의대 중 15곳은 의전원만 운영하고 있으며 12곳은 의·치의대와 의전원을 동시에 운영(병행) 중이다. 병행 대학은 의전원 전환을 꺼린 대학들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형태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들의 의사를 타진해 본 결과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대학에서는 절반 가량이, 병행 대학에서는 한 두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의·치의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병행대학은 2015학년도부터, 완전 전환 대학은 2017학년도부터 의전원 신입생을 뽑지 않게 된다. 모든 대학이 의전원을 포기하면 현재 고1부터는 의전원에 진학할 수 없는 것이다.

교과부는 대학별로 10월말까지 학제운영계획을 제출받아 의전원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힌 대학들에게는 체제정착비 40억 원과 의과학자 육성지원사업비 30억 원을 분할 지원할 계획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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