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할머니, On-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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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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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군 70세 이금순 씨
인터넷 군정방송 리포터로

“우리 동네에 옻 약수터라는 곳이 있어요. 옻이 오르거나 아토피가 있는 사람,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이 약수를 드시면 낫는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와요.”

마이크를 잡은 이금순 할머니(70·사진)의 말투는 어눌하지만 또렷하다. 그는 강원 화천군 인터넷 군정방송의 제1호 할머니 리포터. 화천군은 군정방송의 주민 참여를 높이고 흥미를 끌기 위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마을 소식을 전하는 ‘우리 마을 리포터’ 운영에 들어갔다. 이 할머니는 사내면 삼일1리에서 실시한 면접에서 무려 3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리포터로 선발됐다. 자원봉사 성격인 리포터 모집에 많은 주민이 관심을 보여 군 관계자들도 놀랐다.

화천군은 24일 이 할머니가 삼일1리의 옻물약수터를 소개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이 할머니는 구수한 말투로 “조선시대 위장이 좋지 않은 한 선비가 의원으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마을을 찾았다가 이 약수를 먹고 병을 고쳤다는 유래가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이날 촬영한 내용은 조만간 군정뉴스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화천군은 앞으로 마을별로 리포터 신청을 받아 이들과 함께 해당 마을의 뉴스거리를 촬영, 편집해 보도할 방침이다. 리포터는 마을 사정을 소상히 아는 어르신들이 대상이다. 방송 소재는 이장과 반장을 통해 찾을 계획이다. 연출은 신광태 화천군 군정홍보담당이, 카메라 및 작가는 이승희 군정뉴스 아나운서가 맡는다.

화천군 측은 “마을 전체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진솔한 이야기와 뉴스를 할머니, 할아버지 리포터를 통해 보도할 것”이라며 “어르신들의 방송 참여가 생활을 좀 더 즐겁게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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