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6·2 선거 격전현장/부산 금정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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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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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구청장 vs 與후보 사생결단



한때 형님-아우 하던 사이
2008년부터 정치적 맞수로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원정희 후보(56)와 현 구청장인 무소속 고봉복 후보(64)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각각 ‘금정구 박사, 일 잘하는 구청장’ ‘경륜과 능력, 깨끗한 구청장’이다. 선거공보에 원 후보는 넥타이를 매지 않고 안전모와 서류를 든 ‘일꾼’ 차림으로 친근하게 달려가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반면 고 후보는 넥타이를 착용한 점잖은 모습으로 ‘경륜’을 강조했다. 두 후보는 이 지역에서만 5선을 했던 고 김진재 전 의원의 후광을 업고 정치에 입문한 정치적 동지. 지구당 사무국장을 번갈아 지낸 이들은 ‘형님’ ‘아우’ 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으나 2006년 지방선거에서 운명이 엇갈렸다.

김 전 의원의 별세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박승환 전 의원의 고교 선배인 고 후보가 한나라당 구청장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된 것. 4대 시의원을 지낸 원 후보는 한나라당 시의원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김 전 의원 장남인 김세연 의원이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들의 운명은 확연히 달라졌다. 원 후보는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의원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 대신 고 구청장은 한나라당 후보인 박 전 의원에게 ‘보은(報恩)’했지만 박 전 의원이 낙선하고 말았다. 김 의원과 껄끄러운 사이로 변한 결정적 계기였다. 두 후보는 이번 선거전을 사생결단의 각오로 치르고 있다.

원 후보는 “구청장은 발로 뛰는 ‘현장형’이어야 한다”며 고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그는 “숙원사업이 쌓여 있고, 지역경제가 어려운 시점에 관리형 구청장으론 더 기대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온천천 정비사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대학로 일원 특성화 정비 및 문화적 다양성 강화, 회동수원지에 친환경 시민공원 조성, 노포동 고속터미널 종합정비 추진, 서·금사 뉴타운 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고 후보는 “구정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김 의원 지원을 받는 원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지역 국회의원이 아니라 금정구 주인인 주민들의 평가를 받고 싶다”며 지역을 누비고 있다. 노포동 버스터미널 복합환승센터 개발, 금사공단 벤처타운 유치, 윤산 생태숲 웰빙 그린웨이 조성, 초등학교 급식비와 방과후 프로그램 지원, 선문화 체험타운과 템플스테이관 조성 등이 공약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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