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98호 실종자가족 “군이 어민 홀대하는 느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6일 1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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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2함대 사령부의 협조 요청으로 나라 일 하다가 이렇게 험한 꼴을 당했는데…."

천안함 실종자 수색 지원을 마치고 돌아가다 대청도 인근에서 15일째 침몰해 있는 저인망어선 금양98호 실종자 가족들이 군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금양98호 실종자 가족 대표 이원상 위원장은 16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으로 시신조차 인양 못 하고 있다"며 "(정부와) 정확한 통로도 없다 보니 뉴스만 보면서 가슴앓이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사고 발생 3일째부터 '수중탐색을 해 달라, 장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해경 쪽에도 했고 해군에도 했지만, 장비가 모두 천안함에 지원돼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왕 늦은 거 선체 인양 쪽으로 가자고 했으나 해경 측에서는 지금 잠수부를 동원해서 수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를 보면 금양호 침몰 지역이 수심도 더 깊고 유속이 빨라서 인양작업이 힘들다고 하는데 전문가를 통해 알아본 결과 수심은 깊어도 유속은 천안함 침몰지역보다 약 2.1배 낮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시신 인양이) 이렇게 늦어지는 것은 저희들이 군의 관심을 못 받기 때문"이라며 "그쪽은 현재 군인의 신분이고 저희 식구는 일반 어민의 신분이기에 이렇게 홀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가족들이 정부로부터 받은 것은 전혀 없다"며 "중부 구청에 마련 사고대책 수습본부가 있는데 이 본부 자체가 유명무실하다. 구성원들이 전부 구청 직원들이라 정부에 뭘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진상 조사할 힘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양98호에 대한 수중수색을 맡은 업체 '언딘'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수색작업을 시작했다. 선발대는 수색에 앞서 선박의 어군탐지기로 금양호 침몰위치를 파악하고 닻과 연결된 부표를 설치할 계획이다. 68t급 예인선 1척과 580t급 바지선 1척, 163t급 예인선 1척 등 수색작업을 지원할 선박 3척도 이르면 이날 밤부터 차례로 금양호 침몰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업체 측은 준비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 주 중 잠수부를 포함한 순수 작업인력 17~20명을 집중 투입, 선내 수색을 시도할 계획이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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