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 로터리’ 가운데에는 공업탑이 서 있다. 높이는 25m. 탑 주위로 30층짜리 고층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어 초라한 모습이지만 울산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이 꼽는 울산 대표 조형물이다.
이 탑을 새롭게 단장한다. 흰색 탑신이 매연과 먼지를 뒤집어쓰고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훼손되고 있기 때문. 울산시는 다음 달부터 19억 원을 들여 보수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보수와 정비는 환영할 일이다.
공업탑이 세워진 것은 1967년 4월. 울산 국가공단 지정(1962년 1월)을 기념하기 위해 당시 500만 원을 들여 건립했다. 조각가 박칠성 씨(81)가 설계한 이 탑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철근 콘크리트 기둥 5개와 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이 기둥 위에 놓여 있다. 탑 양옆으로는 청동 남성군상과 화강암 여성상이 서 있다.
남성군상 하단에는 ‘4천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 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하여 울산을 신공업도시로 건설하기로 했습니다…’로 시작되는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쓴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 등 3개 비문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한국 근대화와 산업화 상징 조형물로 꼽히는 이유다.
이 탑은 한때 교통체증과 사고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 각종 선거 때면 ‘공업탑 철거’가 단골 공약으로 제시되는 등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 탑은 전국 7대 도시로 급성장하는 울산 모습을 지켜보며 지금까지 그 자리를 묵묵히 서 있다.
올해 말이면 이 탑이 ‘제2의 탄생’을 한다. 시민들은 한국 근대화 상징물인 공업탑 새 단장을 계기로 울산도 ‘한국 산업수도’를 넘어 쾌적한 삶을 선사하는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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