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학교 적응 힘들어하는 영재들 왜 이런일이?

  • 동아닷컴


우리나라가 영재교육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다. 영재교육 대상자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97개, 중학교 35개, 고등학교 26개 등 총 158개교를 ‘방과후학교 영재학급’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학생의 0.56%인 7600여 명 수준인 영재교육 대상자가 올해는 1%인 1만3000여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영재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영재교육이 소수 학생에게 주어지는 혜택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영재교육은 영재와 비영재를 구분해 차별적인 교육을 하는 게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력과 재능을 가진 학생을 일찍 발굴해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능력을 최대한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미래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천연자원을 보유했는가보단 얼마나 많은 인재를 보유했는가에 좌우된다. 미국, 이스라엘, 중국, 인도 등 많은 나라가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앞 다퉈 개발하고 영재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재교육은 해당 학생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 못하고 중퇴하는 학생의 15∼30%가 영재로 추정된다고 한다. 왜 이들은 학교를 그만두었을까?
영재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경향이 있다. 이들은 부탁을 거절당하거나 사소한 농담처럼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다. 즉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타인의 말이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적당한 수준에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영재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갈등이 심화되면 집단으로부터 소외당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 태도 등에 공감하는 법을 가르치는 영재교육이 필요하다.
영재교육은 영재의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또래 간의 상호작용이나 인간관계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지적장애아, 일반 학생, 영재 등 세 명의 학생이 있다고 하자. 세 명에게 동일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면, 이것이 진정으로 평등한 교육일까? 세 학생에게 모두 긍정적이고 최고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교육일까?
장애아는 장애 정도에 따라 전문화된 교육을 받아야 마땅하다. 영재교육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 영재는 일반 아이와 다르게 세상을 본다. 따라서 영재성의 정도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두가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만 평등한 교육이 아니다. 적절한 교육 환경이 주어질 때 아이는 타고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영재교육이 열매를 맺기 위해선 사회와 가정에서 영재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난 기사와 자세한 설명은 easysuhak.com

전연진 시매쓰 수학연구소 책임연구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