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점검/‘구월농산물 도매시장’ 남촌동 이전 가시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인천 최대 공공시설’ 이전 순조로울까

도시계획 변경안 제출… 이르면 내년말 착공
시장용지 4배 규모… 자금확보 등 ‘산 넘어 산’

경매장과 판매시설,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남동구 남촌동 새 용지로의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인천 구월농산물 도매시장. 여름철이면 악취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경매장과 판매시설,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남동구 남촌동 새 용지로의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인천 구월농산물 도매시장. 여름철이면 악취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인천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구월농산물 도매시장’(남동구 구월동)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구월 도매시장 이전은 인천 최대 공공시설이라는 점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인천시는 구월 도매시장을 남동구 남촌동의 새 터로 이전하는 첫 절차인 인천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용도구역) 변경안을 인천시의회에 냈다고 1일 밝혔다. 5일 오전 11시 시의회에서 변경안에 대한 의견 청취를 시작으로 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말공사에 들어가 2013년 12월경 새 도매시장을 열 계획이다.》
○ 최대 공공시설 이전 이유는?

구월 도매시장 이전은 남촌동 177의 1 25만3000m²(약 7만6666평)에 현재의 구월 도매시장을 옮기는 사업이다. 현재의 도매시장 면적(6만3000m²·약 1만9090평)보다 4배가량 넓다. 구월 도매시장 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005년부터 제기됐다. 도매시장 터가 협소해 경매장과 판매시설(소매장)을 별도로 두지 못한 채 한곳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 전국 13개 광역시의 도매시장 평균 면적의 39%에 그쳐 판매와 경매 등 정상적인 농산물 시장의 운영이 사실상 어렵다. 여기에 도심에 위치해 있어 여름이면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도매시장 바로 옆에는 전국의 주요 도시로 연결되는 버스터미널인 인천종합터미널이 있다. 또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비롯해 관교동 삼환아파트 등 대규모 아파트가 자리 잡고 있어 주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주차 공간 부족으로 시장을 찾은 차량들이 인근 도로에 불법 주정차를 일삼아 교통체증을 부채질하는 것도 이전 이유 중 하나다.

○ 농산물 시장 이전 산 넘어 산

새롭게 문을 열 남촌동 도매시장에는 과일과 채소 경매장을 비롯해 도매장, 대형 창고, 대형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사업 추진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맡고 모두 4194억 원을 들여 새 농산물시장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전을 마무리한 뒤 현 구월 도매시장 터에 주상복합 단지를 짓는 것. 최고 54층 높이의 주상복합 4동과 오피스텔 1동을 짓는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 인천에서 가장 교통정체가 심한 곳에 대규모 주거공간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반대 의견이 많다.

자금도 문제다. 도개공이 새 도매시장 건설과 이전에 우선 자금을 투입한 뒤 구월 도매시장 터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챙겨야 하는데 현재의 부동산시장 상황에서는 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인천시가 부족한 돈을 예산으로 보전해 주기로 했으나 향후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으면 시나 인천도개공 모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촌동 터에 농산물 시장을 이전한다는 계획을 국토해양부에 알렸지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인천시는 6월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대상 용지에 대한 해제를 신청한 뒤 행정절차를 거치면 9월경 이전 용지의 그린벨트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인천시 농식품유통 담당은 “9월경 개발제한구역 해제 승인이 나더라도 착공까지는 기본 및 실시설계,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 실시계획인가, 보상 절차가 남아 있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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