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의심말라” 경찰에 두차례 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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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출소 후 수사 교란

이유리 양(13) 살해사건의 피의자 김길태 씨(33)는 범행 뒤에도 대담하게 2차례에 걸쳐 직접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수배 사실을 알고서도 사건현장을 다시 찾기도 했다.

이 양이 실종된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김 씨는 사건 발생 장소인 부산 사상구 덕포1동 에 살고 있는 부모에게 갔다. “배가 고프다”며 밥과 김치를 얻어갔다. 부모에게 살인 용의자라는 소식을 접한 김 씨는 아버지(69)의 휴대전화로 경찰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김 씨를 사건 유력 용의자로 지목한 지난달 28일 밤. 그는 사상구 주례동의 친구(33)가 운영하는 술집에 들러 “범인이 아닌데 경찰이 나를 쫓고 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5분 뒤 김 씨는 중학교 동창인 A 형사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왜 나를 잡는데? 나는 잘못한 일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당시 경찰은 발신번호가 사상구 일대 공중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출동했지만 사라진 뒤였다. 이후 김 씨는 3일 새벽 이 양 집 인근의 빈 집에 나타났다가 경찰에 발각되자 달아났다. 수배사실을 알면서도 사건현장에 다시 나타난 것. 경찰은 물탱크 안의 이 양 시신이 그대로 있는지, 그때까지 생존해 있던 이 양의 생사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동영상 = 부산 실종 여중생 시신 발견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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