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사람/‘9선 성공’ 전남 목포농협 오정숙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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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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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의 믿음 -흑자경영 큰힘
임기중 여수신규모 1조돌파 목표”

최근 9선에 성공한 오정숙 목포농협 조합장은 “예금수신 규모를 1조 원대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계획이다. 사진 제공 목포농협
최근 9선에 성공한 오정숙 목포농협 조합장은 “예금수신 규모를 1조 원대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계획이다. 사진 제공 목포농협
“비결이 뭐 있겠습니까. 조합원들의 믿음과 흑자 경영이 큰 힘이 됐죠.” 전남 목포농협 오정숙 조합장(75)은 전남 최다선(最多選) 조합장이다. 그는 9일 치른 제12대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돼 9선(選)이 됐다. 1982년 4대 조합장에 취임한 뒤 28년째 이어온 연임 기록이다.

고향인 목포시 상동에서 농사를 지으며 새마을지도자와 이장으로 활동하던 그는 1973년 조합 합병으로 목포농협 참사로 발탁됐다. 9년을 근무한 뒤 조합장에 출마한 그는 2번의 간선과 6번의 직선제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목포농협 조합원은 1890명. 그는 선거에서 적게는 400여 표, 많게는 1000여 표 차로 상대 후보를 제쳤다. 후보들은 오 조합장의 ‘기(氣)’에 눌려 한두 번 나왔다가 출마를 포기해야 했다.

오 조합장의 장수비결은 성실함과 꼼꼼함이다. 그는 ‘조합원과 고객을 내 부모 친척과 같이 모신다’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학자금을 다른 조합보다 싼 이자로 빌려주고 각종 영농자재 대금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등 조합원 편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런 혜택은 튼튼한 재정 때문에 가능하다. 목포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매년 10억∼25억 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 단위 농협으로서는 흔치 않은 흑자 규모다. 투명 경영도 오 조합장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는 “모든 업무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교육지원사업과 경제사업 다각화를 꾀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오 조합장은 최근 선거에서 200만여 원을 썼다고 했다. 홍보물 인쇄비와 전화 사용료, 교통비 등이다. 그는 “우리 조합에서 돈 선거는 먼 나라 얘기”라며 “목포농협이 조합장 선거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데 자긍심이 크다”고 말했다.

“10선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습니다. 4년 임기가 끝나면 여든이 다 되는데…. 저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이 조합을 맡았으면 좋겠어요.” 농사꾼에서 9선 조합장에 오른 오 조합장은 “현재 8670억 원인 여수신 규모를 임기 안에 1조 원으로 끌어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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