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확 달라지는 초등 3, 4학년 수학-과학 교과서… 핵심은 통합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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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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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392=913’을 서로 다른 3가지 방법으로 풀어볼까?

수학 풀이과정 스스로 찾으며 수학적 사고력 키워야
과학 탐구-실험활동 결과 글로 정리하는 습관 들이도록



《“올해 초등 3, 4학년이 되는 두 딸이 받아온 개정 교과서를 훑어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좀 어려워질 거라는 이야기는 다른 엄마들에게 들었지만….
수학은 4학년 때 배워야 할 시계의 초 단위 개념이 3학년으로 내려갔고요.
3학년 수학은 분수가 특히 어려워졌더라고요.
어떻게 예습을 시켜야 할까요?”
(박유진 씨·39·서울 양천구 목동)
확 바뀐 초등학교 3, 4학년 교과서를 본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올해 초등 3, 4학년 학생들은 신학기부터 개정 교과서로 공부한다.
개정된 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내용이 대폭 확대됐다는 점.
개정 전 교육과정에서 3, 4학년이 배웠던 특정 단원이 저학년이나 고학년 교과서로 이동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개정된 교과목 중에서도 가장 많이 달라진 과목은 수학·과학이다.
바뀐 수학·과학 교과서는 어떤 변화와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봄방학 동안 자녀와 함께 예습할 수 있도록 교과서 변화의 핵심을 콕콕 짚어봤다.》

[수학] 답만 맞으면 된다고? 다른 방법으로 풀어볼까?

개정된 수학 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문제 풀이 방식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풀이법을 설명하고 답을 유도했다면 이제는 풀이과정을 스스로 찾으면서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핵심. 초등 3학년 수준의 세 자릿수 덧셈을 예로 들어보자. 이전까지는 ‘521+392’를 계산해 913이라는 답을 도출하는 문제유형이 대표적이었다. 개정된 교과서에는 ‘521과 392의 합은 913입니다. 왜 521+392=913인지 서로 다른 세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시오’라는 문제가 등장한다. 풀이가 뻔히 보이는 문제를 다르게 풀어보라니 학부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먼저 520+390=910이라는 답을 도출한 후 일의 자리에 남은 1과 2를 더한 값인 3을 910에 더하는 것이다. 학부모가 이렇게 예를 들어 지도하면 학생들은 스스로 고민해본다. 만약 아이가 ‘521+400=921을 먼저 계산한 후에 400-392=8 만큼을 921에서 빼 답 913을 구한다’고 다른 방식의 풀이법을 제시했다면 정확히 문제를 이해한 것.

이전까지 사칙연산을 할 때는 곱하기를 먼저 계산했다면 앞으로 학부모는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 일단 계산해봐라. 더하기부터 해도 좋고 곱하기부터 해도 좋다. 맞는 답은 무엇일까? 어떻게 푸는 것이 옳을까?”와 같이 묻는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개정 교과과정의 목표에 부합하는 활동이다.

바뀐 교과서에는 수학적 사고력이 더욱 강조됐다. 3학년 수학에 등장하는 ‘각’을 예로 들어보자. 이전에는 △삼각자의 모난 부분을 찾아 본을 떠보시오 △종이를 접어서 뾰족한 부분을 만들어보시오 등 개념을 활동으로 바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개정 교과서에서는 기와지붕의 박물관 그림을 먼저 보여준 뒤 △지붕의 모양을 말해보시오 △모난 부분은 몇 군데나 있는지 찾아보시오 △모난 부분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보시오 △왜 그렇게 이름을 붙여주었습니까 등 학생이 각의 개념을 스스로 찾으며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강화했다.

학부모는 수학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가르칠 수 있다. 각에 대해 공부한 후 “네 방에서 모난 부분을 찾아볼까?” “어떤 물건이 각을 가지고 있을까?” 등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자.

일부 단원은 3학년 때 배웠던 것이 2학년으로 내려갔거나 4학년 때 배웠던 개념이 3학년으로 이동했다. 여기에서 일부 단원에 수업 결손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 4학년 1학기 때 배웠던 시계의 초 단위 시간의 덧셈과 뺄셈이 3학년 1학기로 내려가면서 3학년 때 개정 전 교과서로 초 단위를 배우지 않았던 학생들이 4학년이 되어 초 단위 수업을 배울 기회가 없어졌다. 이 단원은 참고서나 학습지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이승수 교원 빨간펜 학습개발팀장은 “봄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교과서로 개념을 훑어보고 수학 익힘책 기본 문제를 골라 풀면서 달라진 교과서의 특징을 짚어보는 것이 좋다”면서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교과서가 바뀌었기 때문에 수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수학 관련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과학] 잡지야, 교과서야? 직접 실험하고 서술형을 대비하라!

초등 4학년 개정 과학 교과서 2단원 수평잡기로 무게재기의 첫 번째 페이지에는 한 손을 바닥에 짚고 몸을 지탱하는 비보이의 사진이 실렸다. 개정된 4학년 과학 교과서는 총 160쪽으로 기존 교과서의 두 배 분량이다. 두 페이지에 걸쳐 편집된 자료사진은 마치 과학 잡지를 보는 것 같다. 평소 과학을 싫어하거나 ‘교과서는 딱딱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학생이라면 봄방학을 이용해 한번 펼쳐보도록 권해보자.

눈에 띄는 변화는 탐구활동과 실험이 크게 늘었다는 점. 수평잡기 단원을 예로 들어보자. 기존 교과서에서는 이 단원에 대한 탐구활동으로 ‘널빤지 등을 이용해 과일의 무게를 비교해 봅시다. 어떻게 비교해야 합니까?’가 제시됐다. 바뀐 교과서에는 수평잡기 실험을 위한 준비물 △옷걸이 △테이프 △실 △막대 △철사 △여러 가지 물체 △동물 그림카드가 하나하나 소개됐고 실험순서와 방법도 자세히 설명됐다. 학부모가 학생과 직접 활동하는 데 무리가 없다.

모든 단원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서술형 문제도 눈에 띈다. 문제는 △세상에서 저울이 없어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과 그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을 엮어 이야기로 써봅시다 △산사태가 일어난 사진을 찾아 붙이고 산사태를 막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찾아 적어봅시다 등 기존의 단답식 주관식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

문제를 주고 종이에 답을 써보라고 하는 것은 서술형 문제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어려운 숙제다. 학생들은 써서 정리하는 것보다 말로 하는 것을 비교적 편하게 생각한다. 일단 근거를 들어 말로 답을 설명하도록 한 후 빠진 것을 체크하면서 글로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보자.

박진영 천재교육 초등교재개발본부 과장은 “과학 서술형 문제는 주제별로 수행한 탐구활동의 결과와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점, 알게 된 점을 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서 “실험을 실제로 해보고 학생이 스스로 생각해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등 3학년 7차 교육과정 교과서(사진 왼쪽)와 올해 개정된 교과서. 이전까지 3학년 1학기에 배웠던 분수의 기본개념이 2학년 2학기로 이동하면서 3학년 2학기 때 배웠던 단원이 1학기에 실렸다. 학생들은 다소 어려워할 수 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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