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관광 경북’ 만들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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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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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관광뉴비전 2020 수립
고객 감동-체험상품 개발
日-중화권 관광객 유치 총력

“갓난아기 돌보듯 정말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여기 보세요. 어떤 데는 ‘○○마을 조성’인데 어떤 데는 ‘빌리지 조성’이고…. 용어 하나라도 꼼꼼하게 생각해야죠.” 퇴근 시간이 넘은 3일 저녁 경북도 관광산업국장실. 박순보 국장은 안동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국 소속 과장 3명 및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박 국장은 수시로 회의용 탁자에 도내 23개 시군 전체의 관광개발 계획도를 놓고 과장 등과 모여 관광전략을 다듬는다. 계획도에는 수많은 구상이 그려져 있다. “중화권은 전망이 어떻습니까?” 박 국장의 이 같은 질문에 이희도 관광마케팅사업단장은 “중국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의 관광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중화권 관광객의 여행 목적은 70%가 쇼핑인데 인천공항에서 경주나 문경, 안동까지 이동이 불편한 점을 어떻게 대처할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제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북도의 관광 정책도 이에 맞춰 조정하느라 분주하다. 1∼4일 경주와 포항, 구미에서 열린 ‘서라벌 한중 청소년 문화교류 캠프’도 중국의 수학여행단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 이 캠프에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의 50여 개교 학생과 교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주령 관광개발과장은 “중국 학생 2억 명 중에서 수학여행단을 경북에 얼마나 유치하느냐는 앞으로 크게 팽창할 중국 관광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며 “베이징에 있는 경북도의 관광사무소와 여행사 등과 긴밀히 협력해 적극 유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광산업국 직원들이 자주 모여 토론을 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이유는 관광이 이미 거대한 산업으로 바뀌어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부족하면 관광시장에서 ‘낙오’하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이나 경기 상황이 관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은 기본이다. 경북도가 지난해 ‘경북관광 뉴비전 2020’을 수립한 것이 이런 사정 때문이다. 김동환 관광산업과장은 “관광산업을 위해 국내 지자체는 물론이고 국가 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하다”며 “경북에서만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으로 승부를 내지 않으면 한순간에 외면 받을 정도로 관광시장은 냉정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경북도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올해 관광개발에 필요한 국비 734억 원을 확보해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서 1위를 차지했다. 경북도는 정부가 올해부터 3년 동안 마련하는 ‘한국 방문의 해’ 기여도에서도 지자체 1위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 박 국장은 “경북은 문화유산이 많고 자연환경이 빼어나 이를 잘 살리면 국제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한국관광 1번지 경북’을 위해서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관광객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종사자들도 정성을 쏟는 마음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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