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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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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호수 주변 7.5km 모노레일 설치… 산책로 8km 정비… 수상 멀티미디어쇼
10월 G20 행사때 첫선

“보문관광단지는 자주 와도 싫증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매력 있지만 생동감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특히 밤에는 적막강산 같아 아쉽고요.” 회사 일로 경북 경주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찾는 한모 씨(48)는 25일 보문관광단지(경주시 신평동)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 씨뿐 아니라 보문관광단지가 전반적으로 활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보문관광단지가 올해부터 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979년 4월 6일 개장한 이후 30여 년 만이다. 보문관광단지 관리를 맡고 있는 경북관광개발공사는 그동안 관광 추세가 많이 바뀐 만큼 이 단지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보문관광단지는 197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조성됐다. ‘신라 천년 고도’ 경주에 웅대와 찬란, 정교, 활달, 진취, 여유, 우아 등의 감각이 살아나도록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 시작됐다. ‘보문(普門)’은 현재의 단지 부근에 있던 사찰인 보문사에서 따 온 이름. ‘우주만물은 제각기 법(본받을 점)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경북관광개발공사는 다음 달에 보문호수 주변에 길이 7.5km의 모노레일을 설치하기 위한 사업자 선정에 들어간다. 650억 원을 들여 60인승 모노레일 3량을 운행해 보문호의 색다른 풍경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호수 순환산책로 8km를 다듬어 누구나 걸어보고 싶은 길로 만들 방침이다. 보문호는 단지 개장 이전에는 작은 연못이었으나 지금은 거대한 인공호수가 돼 있다.

보문호 위에서 수상 멀티미디어쇼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곧 도입될 예정이다. 신라설화를 내용으로 하는 공연을 위해 2000석 규모의 관람석도 만들기로 했다. 조성주 개발사업처장은 “지금처럼 오리배가 오가는 단조로운 보문호를 벗어나 관광객들이 시원스레 펼쳐진 호수에서 멋진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열리고 있는 상설국악공연을 활성화하고 보문호 유등축제 등도 구상하고 있다.

경북관광개발공사는 올해 10월 보문단지를 중심으로 열릴 예정인 주요 20개국(G20)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때부터 이 단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김정호 사장은 “30년 전에는 보문단지가 국내용이었지만 이제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며 “휴식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보문단지로 새롭게 디자인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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